004. 죽음
죽음이라는 것 자체에 나는 꽤나 담담한 편이다.
예전부터 주위 사람들의 죽음을 많이 보았다.
언제나 죽음은 나의 곁에 있었다.
사람이 떠나감에 익숙하다.
장례식장이 익숙하다.
친척들도 한 분씩 한 분씩 먼저 가셨다.
대학교 2학년 때 친구 집을 가기 위해 우연히 할머니 댁 앞을 지나가다가 사촌 오빠를 만났다.
할머니가 조금 전에 가셨다고 했다.
어쩐지 지나가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할머니도 보냈다.
그래도 조금 더 빨리 , 세상을 떠나신 할머니를 찾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큰아버지도 몇 달 뒤에 가셨다.
엄마의 병원에서 간호를 위해 있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암센터의 준 무균실에 있었기에 늘 마스크를 하고 있었고
들어가기 전에는 세균을 방지하기 위해 온몸에 살균제를 뿌리고 들어갔었다.
그렇게 해야 할 정도로 위태한 사람들이 있었다.
옆 병상에서 웃고 계셨던 분이 다음날 아침엔 없었다.
아침뿐 아니라 점심때도 없었다.
어느 순간에 없어지신다.
나의 엄마도 그렇게 가셨다.
또 학창 시절에는 같은 반 아이의 책상이 치워지기도 했다.
전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어느 날은 갑작스러운 소식을 듣는다.
나와 관계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얼굴 정도는 본 적 있는 아이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나에게도 그것이 몇 번이나 다가왔었다.
스스로가 그것을 찾아가려고 했다.
붙잡았다 스스로를
아직은 아니니까
하지만 언제 다가올지 모른다.
내가 찾아가지 않아도 어느 순간 그것이 나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나의 순간들에 집착한다.
미래를 바라보며 조금씩 살아가기에는 지금이 나에겐 소중하다.
그래서 떠난다. 여행을 한다.
여행은 나에게 많은 것을 전해준다.
더 살고 싶게 하고, 더 알게 해 주고, 나라는 사람을 이 세상에 더 남기고 갈 수 있게 해준다.
언제 올지 모르는 그 순간 전에 더 많이 나누고 싶다.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나를 찾아주는 사실이 감사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나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에 감사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더 많은 것을 나누고 가고 싶다.
언제 가도 후회 없을 만큼의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