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머의
책상에서 시작된 물음은
천장 위에도,
창문 틈에도,
침대 위 베개에도 묻어 있었다.
시선을 두는 곳마다
그 질문이 있었다.
호수는 그대로
눈을 감고
책상에 엎드려 버렸다.
또다시
잠겨버렸다.
밀려오는 것들을
이겨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너무 섣부른 건방이었을까.
두드리는 마음의 소리를
붙잡아 보려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쿵.
쿵.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진짜로
귀에 들리는 것만 같았다.
호수는
침을 삼켰다.
그리고
감은 눈을
더 세게 눌러 감았다.
그런데도
머리를 울리는
똑, 똑.
결국
참고 있던 생각들이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같이 있고 싶어.”
생각해 보니
한동안 호수가 보던 풍경 속에는
회색 물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었다.
그러던 언제부턴가
텅 비어 있던 시선 속에 들어온 온기가
어느새 당연한 것이 되어 있었다.
안개를 걷어내고
선명하게 눈에 담고 싶은 풍경들이 생겨났다.
달려가야 했다.
지금 당장.
시계를 보니
벌써 밤 여덟 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하지만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그동안 호수는
늘 생각에 밀려
지금을 놓치며 살아왔다.
이번에는 달랐다.
지금 이 순간은
놓쳐서는 안 되는
찰나였다.
호수의 남색의 기억에는
언제나 초록의 온기가 함께 있었다.
그 온기를 잃어버린다면
언젠가 호수도
아버지처럼
창밖을 바라보며
울게 될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