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안식월에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했었다.
감사하게도, 지인 분께서 비어있는 집을 빌려주셔서 저렴한 비용으로 제주도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
제주의 여러 도서관에 방문해서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읽고,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예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으며 쉬기도 하고,
비교적 쉬운 올레길을 걸으며 이야기하고,
근처 시장에서 장을 봐와서 식사를 해결하거나,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숨어있는 찐 맛집을 찾아다니는 등,
벌써 10년도 넘은 추억임에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가정들은 주로 방학을 이용해서 여행을 간다고 하는데,
홈스쿨을 하는 우리는 아빠만 휴가를 낼 수 있으면 1박 2일, 2박 3일 짧게라도 짐을 쌀 수 있었다.
비수기의 비행기 값이나 숙소비용은 성수기에 비해 저렴했고,
미리 계획을 짤 경우에는 비행기표도 정말 싸게 예약할 수 있었다.
친한 선교사님의 초대로 아이들과 함께 인도를 한 달 정도 다녀온 적도 있었다.
남편은 한 달씩 휴가를 낼 수 없어서, 혼자서 두 아이를 데리고 경유 비행기를 타고 다녀왔다.
경유하는 공항에서 아이 둘을 혼자 챙길 자신이 없어서,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고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동안 대기하는 비행기를 타고 인도를 오갔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지나고 보니 아이들이 엄마인 나보다 더 씩씩했던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은 바다를 좋아한다.
그래서 주로 동해바다로 종종 놀러 갔었다.
탁 트인 바다를 함께 바라보거나, 춥지 않을 때는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뛰어노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회복이고 쉼이었다.
이제는 큰 딸이 자신의 영역에서 배우고 일하는 시간으로 바빠서 네 명이 모두 함께 떠나기 어려울 때가 많지만, 둘째만 데리고라도 혹은 여행의 전 일정을 모두 함께 하지 못해도 큰 딸의 일정이 되는 중간에 만나기도 한다.
여행의 과정과 순간마다 보여주시는 그 은혜가 참 감사하기에,
낯선 곳으로 떠나는 그 설렘의 경험을 놓치지 않고 싶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길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여행이자 순례길임을 날마다 기억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