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시간

by 꿈꾸는작은자

오늘 저녁도

둘째가 직접 도토리가루로 만든 도토리묵으로 식사를 했다.

요즘 둘째는 엄마의 요리를 많이 도와준다.

도와준다기보다 주도적으로 하고 오히려 엄마가 둘째의 요리 보조가 될 때가 많다.


큰딸이 대학에 진학하고 바빠지고 난 후,

홈스쿨하는 둘째와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언제부턴가 말하지 않아도 둘째가 엄마의 집안일을 종종 도와준다.

손이 야무진 둘째여서 그런지, 빨래를 개도 요리를 해도 엄마보다 더 나을 때가 종종 있다.

엄마인 나는

손재주가 꼼꼼하지 않은 편인데, 꽤 오래전부터 꼼꼼한 손길이 필요한 일은 둘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게다가 요즘은 매일 근처 운동장에 가서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뛰는 둘째 덕에

나도 거의 매일 선선한 초저녁 공기를 맞으며 운동장을 걷는다.

둘째와 함께하는 시간들에 나도 도움을 얻는 부분이 많다.


주변에서는 둘째의 나이가 고2나이여서 그런지, 대학입학 준비에 대하여 많이 물어보신다.

같은 이야기를 예전에 드렸어도 또 물어보시곤 한다.

관심과 사랑인 것은 알지만 난감할 때도 있다.


둘째는 둘째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

자신의 인생을 꾸려갈 것이다.

엄마인 나는 그렇게 기도하고 있고

강요하지 않고 둘째의 지금 시간들을 함께 지나고 있다.


친구들과 문자와 통화도 하고, 만나서 놀기도 하고, 핸드폰 게임도 하고, 좋아하는 추리예능과 스포츠예능도 보고,

책도 읽고, 성경도 읽고 쓰고, 한국사도 공부하고, 영어도 공부하고, 낭독모임도 하고, 운동도 스스로 챙겨서 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지금 나이의 한국에 사는 보통의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둘째는 자신만의 시간을 쌓아가는 중이다.

아이보다 앞서지 않고

도와주는 엄마로

오늘도 둘째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시간들이 감사하다.


얼마 전 첫째의 이름을 검색해 보니

직업이 연출이라고 나온다.


대학을 다니며 전공 관련 아르바이트와 여러 활동들도 열심히 하고,

지금은

휴학하고 함께하고 있는 극단에서의 활동들이 쌓여

자신의 색깔을 더 진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첫째..


뒤에서 기도하며 응원하고 축복할 수 있음에 또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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