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따금씩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동료들과 이야기를 한다. 대화의 주제는 주로 교육과 부동산인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내 귀를 의심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A는 강남구 대치동 A 아파트에 거주한다. A아파트는 부의 상징이라고 누구나 다 알만한 아파트인데, 놀라운 것은 초등 3학년인 그의 아들이 줄넘기 과외를 한다는 사실이었다. 처음에 이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혹시 아이가 장애가 있어서 개인 과외 선생님을 붙였나? 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되물어 보니, 아이는 정상적인 신체를 가진 아이였고, 줄넘기 과외를 하는 이유는 강남에서는 (왠만하면) 다 한다 였다. 그리고 주말이면 아이들 학원에 데려다 주는 라이더 파더의 삶을 살아 가고 있다고 했다. 강북에 살고 동년배 아이를 둔 B는 되도록이면 학원에 보내지 말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인데, A와 B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극단적 불평등(대표적으로 부동산)이 늘어날수록 수혜를 받는 것은 최상위층이다. 불평등은 사는곳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 누가 이웃인지 여부가 우리의 소득, 교육, 미래 직업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예로부터 거주지는 운명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동일한 서울에 살면서도 강남에 사는가 강북에 사는가에 따라 더 나은 삶을 살수 있는 기회에 차이가 발생한다.
지난 정권을 거치면서 집값이 폭등하면서 몇몇 도시의 경우 전세집을 구하는 것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졌고, 인구밀도도 높아졌다. 세계적으로 코로나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거치며 물가도 급등했고, 거주지가 불평등의 기준이자 가능성의 기준이 된 시대에 이미 와 있고,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