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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cy Aug 13. 2024

어쩌다 나 혼자 제주 2

어쩜 이렇게 딱딱 맞을까

홀로 호텔 체크인 한 후 첫 일정 도두 무지개 해안도로였다. 주차를 하고, 해변을 따라 산책하는 길에 소품샵이 보여 들어가 천천히 구경을 하며 마음에 드는 몇 가지를 구입하였다.


조심해, 만지지 마, 위험해,라고 말하지 않고 천천히 둘러보는 나의 시간.


도두봉까지 올라갈 계획은 없었지만, 눈앞에 안내판이 보여 홀린 듯 올라가 보았다.


언제 도착하냐고 묻는 말에 달랠 필요 없이, 나의 속도에 맞춰 걸어 올라간다.


정상에 오르자, 아름다운 제주도가 눈앞에 펼쳐졌고 잠시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며 떠오르는 비행기들을 바라본다. 시원한 바람이 살랑인다.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어,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이재모피자로 향했다.

부산에서 유명한 맛집인데 23년간 부산에 살았으면서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요즘 방송에 많이 나오길래 한 번쯤 먹어보고 싶어 저녁으로 선택했다.



호텔에서 포장해 온 피자와 맥주를 먹으며 넷플릭스를 보는 여행 첫날 밤.



모든 것이 완벽했다.



둘째 날, 느지막이 침대에서 일어나 오전에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작은 을 찾아 어싱 하고 한낮에는 땡볕 더위를 피해 미술관을 방문하였다.




뛰지 마, 만지지 마, 곧 갈 거야,라고 말하지 않고 보고 싶은 만큼 마음껏 감상하기.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점심식사는 거르게 되었고, 족욕카페에서 간단히 차와 빵을 주문해  니를 때웠다.



저녁으로는 예약해 두었던 오마카세 식당을 다녀 부른 배를 두드리며 호텔 주변 바닷가를 산책했다.




모든 일정이 마침 내 마음에 쏙 들고 딱 맞는 기분.

어쩜 이렇게 모든 일정이 완벽할까.




내가 나에게맞추는 일은 너무나 쉬웠.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것.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것.
가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을 가는 것.
머무르고 싶을 때 머무르고 싶은 곳에 머무는 것.


나 혼자 여행의 매력을 만끽하며,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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