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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써 놓았더라.
부부가 안 싸우고 잘 사려면 몸의 온도가 비슷해야 잘 산다는데 그 말 정말 맞는 듯~~
몸이 원래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김매니저와 조금만 추워도 체온이 확 떨어져
오돌오돌 떠는 나는 오늘도 차 안에서 에어컨을 켜느냐 마느냐로 쪼매 싸웠다
운전도 못하는 주제에 옆에서 춥네마네 하는 게 미안하긴 했지만 에어컨 틀 때마다
몸이 어는데 어쩌란말인가?ㅜㅜ
앞으론 더 더워질 일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미니 담요라도 상비해서 다녀야 할 모양....
와! 진짜 한겨울에도 안 하던 짓을 해야 하다니...
근데 오늘 날씬 또 왜 이러니? 종일 차와 밖에서 떨 때가 많기도 했는데
온도가 확 떨어져서 집에 들어와 보일러 틈ㅜㅜ
정말 뭐 어쩌라는 거냐 이 요망한 날씨야!!!ㅜ
어린이날에 조카들하고 부모님 모시고 완도 가서 놀고, 광주 올라오는 길에 에어컨 온도 때문에 좀 투닥거렸었다.
아마 그게 좀 속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나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부부가 안 싸우고 잘 사려면 몸의 온도가 비슷해야 잘 산다는데 그 말 정말 맞는 것 같다.
조금만 추워도 체온이 확 떨어져 오돌오돌 떠는 지형씨와 몸에 열이 많아서 땀도 많고 금방 답답함을 느끼는 나는 차 안에서 에어컨을 켜느냐 마느냐로 쪼매 싸웠다.
운전하는 것이 뭐 벼슬이라고 겨울에는 건조해서 눈 뻑뻑해진다고 히터 못 켜게 하고, 여름에는 춥다고 에어컨 못 켜게 하는 지형씨에게 뭐라 할 수 있겠냐만.
20~30분 거리야 히터니 에어컨이니 안 켜고 추워도, 더워도 '아 이 사람이 이거 싫어했지...'라고 생각하고 그냥 가는데.
1시간 넘어가는 거리를 갈 때면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몸의 반응이 달라져서 짜증 내버릴 때가 있어 미안해진다.
몸에 열이 많다고 해도 겨울이면 1시간 이상 거리 가면 어느 순간 손가락과 발가락이 시리기 마련이고, 무릎도 굳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히터 좀 돌리면 옆에 앉아 자던 지형씨는 자기 컨디션이 괜찮을 때는 '히터 끄면 안 될까?', 기분이 별로일 때는 '히터 꺼!'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눈이 뻑뻑해진다, 다리가 붓는다 등등 말씀하시면서...
그럴 때면 '나도 춥다고!!!!'라고 하려다가 그냥 끄고 만다.
어제 좀 투닥거렸던 에어컨 문제도 그렇다.
더운 것 까지는 그럭저럭 참을 수 있는데, 몸에서 땀이 나서 목덜미며, 등이며 축축해지면 상당히 불편해진다.
특히나 목 부분은 옷하고 쓸리면 따끔거려서 신경질이 난다.
더군다나 완도수목원 가고, 조카 놀이터 노는 거 좀 봐주고 그러면서 다리가 피곤했는지, 저녁에 올라올 때 발에서 열이 계속 나서 종아리와 발이 부었었다.
옆에서 피곤해서 곯아떨어진 지형씨는 몰랐겠지만, 춥다고 하니까 에어컨 안 켜고, 그냥 외부 공기 유입으로 버티다가, 창문 열었다 닫았다 하다가, 땀은 계속 나고, 갑갑하고, 숨이 막히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그쯤 되면 어느 순간 '아 씌 몰라! 그냥 켜!'하는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에어컨 1단을 켠다.
(지형씨쪽은 에어컨 닫아놓지만 바람이 그쪽으로 가는 것까지는 못 막으니 추웠던 모양이다. 그건 미안하다.)
전에 여름에 추워하길래 교회서 받은 담요 가져다 놨었는데, 거들떠도 안보더라.
그냥 에어컨 끄라고만 했었지... 아마.
근데 이제 담요 챙기겠다고 페북에 올린 거 보니 고맙고, 기특하다.
지형씨 책이 더 많이 팔리도록 잘 알리고, 지형씨가 더 재밌는 작품 쓰도록 도와줘야겠다.
그래야 인세 많이 받아서... 지가 힘드니까 좋은 차로 바꿔주겠지... 하는 사특한 생각으로 말이다.
ㅡ,.ㅡ
(나는 나름 조수석에 앉은 지형씨에게 관대하다고 생각한다.
대시보드에 맨발로 발 올리고 가는 거 뭐라 안 했었다... 사고 시 크게 다칠 수 있고 위험하다고는 했었지만.)
음. 그리고 부부로 사는 이상 안 싸울 수는 없는 것 같다.
장담컨대 지형씨하고 나하고 몸 온도가 비슷해서 그거 일치한다고 하더라도...
아마 0.0001도의 차이로 더 민감하냐 아니냐로 싸울 거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그러려니 하면서 대인배스러운 마음으로 참기로 했다.
물론 나 말고 지형씨가.
홍~홍~홍~
아내가 어떤 반응일지 모르겠으나, 어쩐지 자꾸 등짝이 움찔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