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사용할지도 모르니가 미리 써두는 서문

100개의 글쓰기 58

by 김민성

그러니까 말이야 어떤 글을 쓰고 싶은 거냐 하면 그런 거야.

별 생각 없이 적당히 얇은 책을 집어 들었어.

책 표지는 좀 투박하고, 크기는 왼손으로 들면 적당히 작아서 한 손에 들어오는 거지.

휘리릭 펴서 중간에 눈에 들어오는 부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게 뭐랄까 빵 터질 만큼 웃기지는 않은데, 피식피식 웃음이 나는 거야.

그리곤 앞표지를 다시 보는 거지.

‘누가 이런 걸 책으로 썼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근데 처음 보는 이름이야. 당연하지 내가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그러니 내 이름을 알 리가 없잖아?


여하튼 읽는 사람은 ‘뭐 이런 사람이 있는 모양이네.’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는 아까 읽던 부분으로 돌아가는 거야.

낄낄거리며 그 부분을 끝까지 읽게 되는 거지.

그리고는 ‘뭐 첫 책인가 본데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라고 생각하며 처음부터 읽게 되는 거야.

어때? 근사하지? 난 내 이야기가 그랬으면 좋겠어.

뭔가 대단한 것은 아닌데, 사사롭고 소소해서 누구나 겪었음 직한 이야기를 편하게 읽히게 쓰고 싶어.


야. 그렇게 비웃을 필요는 없잖아. 나도 내가 말한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안다고.

그래도 말이야 내가 그러고 싶다는 생각은 할 수 있는 거잖아?

사람이 늘 엄청난 소재를 압도적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만 읽을 수는 없는 법이라고.

게다가 안 그래도 스트레스받는데, 이래야 성공할 수 있다, 저러면 실패한다 가르치는 책만 읽을 수도 없는 법이고.


세상에는 나처럼 B급 감성 충만해서 별것 아닌 것에 키득거리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단 말이야.

뭐야? 왜 그렇게 변태덕후 쳐다보듯이 보는 건데?

원래 세상은 아름다운 덕질에 의해 발전해왔다고.

분명히 이런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너 세상에 생각보다 취향 독특한 사람 많다는 거 몰랐지?


음. 그런 사람들이 내가 쓴 글을 찾아주는 거야.

그래도 한 10명쯤은 있지 않을까?

어쩌면 말이야 100명 정도는 있을지 몰라.

아니다. 분명 1000명은 있을 거야.

그 사람들이 책을 사서 읽어주면 괜찮잖아. 그치?

그리고 내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주변에 추천해줄지도 모른다니까? 안 그래?


뭐냐? 왜 그렇게 깊은 한숨을 쉬는데? 응? 시작도 하기 전에 김 빼는 거냐? 응?

그러지 마~ 이왕이면 응원해줘야 할 거 아니야?

어쨌든 내가 뭐라도 하면 제일 먼저 읽을 사람은 너라고.

그러니까 힘 부탁해.

자자.

마셔 마셔~ 오늘은 니 카드로 내가 쏠게.

알았지?



매거진의 이전글서점 매대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