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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광 Aug 09. 2022

01 대치동 키즈 vs 홈스쿨 키즈

- 두 청년 이야기


두 청년이 있습니다. 한 청년은 대치동 키즈입니다. 아주 전형적인 대치동 선행 교육과정을 밟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나름 열심히 공부했고 재수를 통해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교의 문과생이 되었습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취업이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졸업하고 보니 막상 중견기업을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작은 무역회사에서 3년 정도 근무 후 최근에 중견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청년은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미국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교육을 보니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딸과 아들을 홈스쿨을 하고 대안학교를 보냈는데 딸은 순조롭게 잘 성장해서 미국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홈스쿨과 대안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게임에 빠져서 중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서는 아이를 디자인 학원에 보내주었습니다. 

당시 로블록스가 한참 뜨는 시기였는데, 이 친구는 디자인 학원서 배운 스킬을 이용해 로블록스에서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자신이 만든 로블록스 사이트를 통해 월 300~4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 친구가 D.LAB에서 일하게 된 사연이 참 재밌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에 D.LAB이 경기도의 소외된 학생들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국가사업을 맡아서 진행했습니다. 그 국가사업을 위한 센터 공간이 세워지면서 개소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심해 오프라인 개소식 대신 온라인 개소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로블록스 상에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저희 D.LAB이 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D.LAB 임직원이 다들 바쁜 상태라 유튜버들 중에 로블록스에서 건축물을 잘 만드는 사람을 찾게 되었습니다.


잘하는 유튜버를 찾았고, 500만 원짜리 계약을 하려고 연락을 해보니 놀랍게 그 친구는 중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또한 그 중학생은 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팀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이 모두 ‘디스코드’라는 카톡과 유사한 온라인 소통 플랫폼에서 만난 친구들이었습니다. 

디자인을 맡고 있는 중1 친구는 서울, 코딩을 맡은 고2 친구는 부산, 디자인을 맡은 고3 나이의 친구는 경기도 수지에 살고 있었습니다. 

결국 중1 학생의 아버지와 계약을 했고 이들과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원격으로 한참 일을 함께 하고 있는데 ‘학원 가야 합니다'하고 싹~ 사라지는 참 신박한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일을 매우 잘 마무리하였고 그중 디자인을 맡은 고3 나이의 친구를 저희가 인턴으로 채용했습니다. 


10대가 만든 메타버스 공간 -> https://youtu.be/wryU1ucEGtk



좀 전에 이야기를 드렸듯이 이 친구는 자신이 만든 로블록스 사이트에서 이미 월 300~400만 원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인턴으로서도 적지 않은 급여를 받고 있으며 현재는 자신의 책을 하나 쓰고 있습니다. 


자신이 게임을 만들어 보니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대학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목표가 태도가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일단 좋은 대학에 가야 된다는 주변의 관심과 무언의 압박에 맞춰 뚜렷한 목적 없이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과 와는요. 

현재 이 친구는 D.LAB에서 로블록스 게임 디자인 관련 핵심 인재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입시의 길을 간 학생과  up-down이 있었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간 학생. 

여러분의 자녀가 어떤 길을 가기를 원하시나요?

‘공부 열심히 -> 좋은 대학 -> 좋은 직장 -> 정년까지 직장 생활 -> 회사 다니면 사놓은 부동산으로 은퇴 생활'이라는 우리 부모님 때의 성공 공식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좋은 대학을 가도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가 매우 쉽지 않습니다. 좋은 직장을 가도 퇴직 평균 연령이 48세입니다. 기대 수명은 2016년 기준 82.7세. 우리 세대가 노인이 될 때는 기대 수명이 90세가 넘을 것 같습니다. 

퇴직 후 30~40년은 더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무얼 하며 이 30~40년을 버틸 수 있을까요? 우리 자녀와 우리 아버지 세대는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새로운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녀들을 위해서, 또 우리 세대 아버지들을 위해서요. 

국가가 아직 하지 못하는 일을 우리 기성세대가 힘을 모아 새로운 시작을 해보기 위해서입니다. 테크놀로지가 만들고 있는 거대한 사회/경제 변화를 대응하며 극복해 나가는 것입니다. 

매주 1편의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그 글에서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와 이런 문제가 발생한 근원적인 원인 분석, 그리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할 것입니다. 

우리 학부모와 기성세대, 특별히 아버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교육 문제는 교육 문제로만 풀 수 없습니다. 사회/경제 문제와 함께 풀 때만 해결이 가능합니다. 

학부모님과 멋진 곳에 작은 파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좀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요. 


“사려 깊고 헌신적인 시민들의 작은 모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의심하지 말라. 실제로

세상을 바꾼 유일한 방법은 바로 그것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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