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바뀌었다'

모야 시몬스 지음

by 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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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얼굴에, 불쌍한 두 눈, 등에 불쑥 솟은 혹 하나를 가진, 구리로 만든 작은 낙타 인형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다. 빨간 머리에 꼴 보기 싫은 주근깨 5,032개를 가진 멜리사는 낙타 인형을 통해 절호의 기회를 손에 얻게 된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다정함이 가득했다.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멜리사에게 온갖 다정한 말과 행동을 통해 멜리사는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마술사가 되고 싶은 멜리사, 그녀에게 아주 마법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멜리사의 할아버지인 오스카는 낙타를 타고 하늘나라로 날아갔다. 멜리사의 집안에서 유일하게 멜리사와 같이 머리카락이 빨갛고 얼굴에 주근깨가 있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트림하는 버릇이 있는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멜리사에게 편지와 함께 낙타 인형을 소포로 보냈다. 편지에는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로 적힌 양피지의 뜻을 알아내라고 적혀 있었다. 멜리사와 할아버지는 미스터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할아버지는 떠나는 순간에도 멜리사에게 의문을 남겼다. 멜리사는 양피지를 가지고 이집트에 관심이 있는 도서관 사서 베일리를 찾아갔다. 양피지 속에는 낙타 인형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방법이 있었다. ‘낙타의 두 눈을 보라. 신중하게 소원을 빌라. 보름달이 뜰 때마다 딱 하나의 소원만이 허용된다.’ 또한 제사장은 특별한 기름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걸 베일리는 멜리사에게 말해주었다. 멜리사는 아주 오래전에 할아버지에게서 잘 보관해 두었다가 특별한 경우에 사용하라고 낙타 기름을 받았다. 칙칙한 녹색을 띤 낙타 기름을 헝겊에 조금 묻혀 낙타의 눈을 닦았다. 흐릿한 낙타의 눈이 서서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눈은 회색에서 흐릿한 빨간색으로, 이어 환하게 빛나는 루비색으로 변했다. 멜리사는 자신이 닮고 싶은 잉가의 얼굴이 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초콜릿색 머리카락에 크림색 피부, 젤리와 같은 파란 눈, 한눈에 보기에도 척 예뻐 보이는 잉가를 부러워한 멜리사의 첫 소원이었다.

잉가는 화학 공장에서 일하는 아빠를 따라 이사를 왔다. 아주 잠깐만 워틀밸리에 살 것이며 이 동네가 화학 공장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가 사라지면 떠날 거라 했다. 잉가는 전학에 오자마자 멜리사가 좋아하는 찰스의 눈에 띄었다. 그뿐만 아니라 선생님의 질문에 모든 답을 척척 했다. 예쁜데다 영리한 아이, 그러나 잉가에게는 친구가 없다.

소원을 빈 다음 날, 멜리사는 잉가가 되었다. 치아를 제외하고 잉가와 똑 닮은 모습이었다. 부모님은 놀라셨지만, 예전에 아빠가 어금니에 웃는 얼굴을 그려준 것이 없어지지 않은 덕분에 믿기지 않은 멜리사의 말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잉가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학교에 갈 수 없었기에 멜리사는 멜라니가 되었다. 멜리사의 사촌, 입양아, 서쪽에 있는 ‘디제리푸’에서 온 설정으로 한 달 동안 멜라니가 된 채 학교생활을 했다. 멜리사의 특별한 친구 양파 냄새(스테파니)는 양파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입 냄새가 나서 사람들은 모두 스테파니를 양파 냄새라고 부르곤 했다. 양파 냄새는 바뀐 멜리사를 보고도 멜라니가 아닌 멜리사임을 믿었다. 가까이 다가갈 때 뒤로 물러서지 않는, 여전히 다정한 눈 덕분이었다. 찰스는 새로 온 멜라니를 보곤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찰스는 자기 땅콩버터 샌드위치 절반을 멜라니에게 주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멜라니에게 멜리사와 참 닮았다고 했다. 잉가 또한 찰스와 같은 말을 했다. 스트레스받을 때 트림하는 것, 양파 냄새에게 박하사탕을 넣어주는 것, 반에서 짓궂은 장난을 치는 것, 개구쟁이 같은 표정을 짓는 멜라니를 보며 모두 멜리사를 생각했다. 멜리사는 아주 혼란스러웠다.

멜리사는 우연히 잉가의 이모 쇼너를 만났다. 쇼너는 잉가와 똑같은 멜리사를 보며 놀랐다. 멜리사는 자신이 입양아며 멜리사의 사촌, 멜라니라고 소개했다. 쇼너를 만난 김에 잉가에 관해 물었다. 잉가는 왜 그렇게 불행해 보이는지, 자신이 다가갈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잉가는 아빠 때문에 계속 이사를 했다. 새 학교에 새 친구들에게 익숙해지는 시간이 걸리는데 익숙해지려고 하면 잉가는 다른 곳으로 이사 가야 했기 때문이라 했다. 학교에 가 멜리사는 잉가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얼굴이 바뀌고 2주가 지난 시점, 친구들은 모두 멜리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 시점에 낯선 남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스카 할아버지에 관해 물었다. 며칠 뒤, 멜리사 방에 있던 낙타 인형이 사라졌다. 그리고 잉가가 납치되었다. 멜리사와 얼굴이 똑같았기에 남자는 잉가가 멜리사인 줄 착각하고 잉가를 납치한 것이다. 멜리사는 어른들께 낙타 인형과 관련된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잉가를 구하러 갔다. 남자는 오스카 할아버지를 알고 있었고 낙타 인형의 힘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다만 낙타의 마법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기름을 찾지 못해 멜리사인 줄 아는 잉가를 납치한 것이었다. 멜리사는 마술을 통해 남자에게 독거미가 소매에 기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놀란 남자는 총을 놓쳤고 멜리사는 기름병과 가짜 고무 거미를 주워 밧줄에 묶여 있는 잉가를 구했다.

보름달이 떴다. 마법의 기름으로 흐리멍덩하고 생기 없는 낙타의 눈을 문질렀다. 그리고 멜리사는 소원으로 내일 아침 옛날의 얼굴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음속으로 다음 보름달이 뜨면 엄마와 아빠의 화해, 찰스의 마음, 엄마의 일자리, 베일리의 이집트 여행, 마지막으로 잉가의 평화를 빌겠다는 생각을 하던 도중 중심을 잃고 기름병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다음 날 잠에서 깬 멜리사는 거울을 보고 본래의 자기의 얼굴로 돌아온 것을 확인했다.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얼굴, 멜리사에겐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학교에 가니 찰스를 가장 먼저 마주했다. 찰스는 멜리사에게 멜라니를 보며 너의 생각이 났다는 말과 함께 포테이토 칩을 건넸다. 양파 냄새는 늘 그렇듯 멜리사의 옆에 섰다. 잉가는 멜리사에게 더 이상 전학에 가지 않아도 된다 했다. 베일리는 퀴즈에 응모해 당첨되어 이집트 여행을 가게 되었다. 멜리사가 생각한 소원들이 모두 이루어지고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멜리사는 하늘을 가로지르며 가는 낙타 떼를 보았다. 맨 앞에 가는 낙타에 마음씨 착한 오스카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오스카 할아버지가 멜리사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자신과 멜리사는 눈에 띄게 아름다운 빨간색 머리카락과 멋들어진 주근깨,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을 때 트림하는 놀라운 능력과 훌륭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멜리사는 자기 얼굴을 오스카 할아버지처럼 사랑하지 않았다. 아마 다정하고 마음씨 착한 오스카 할아버지는 멜리사에게 자신을 사랑하라고 낙타 인형을 선물하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P36

네가 이 낙타를 받는다면, 그건 내가 죽었다는 뜻이야. 슬퍼하지 마. 나는 길고 재미있는 삶을 살았고, 사실 좀 피곤해서 긴 잠을 기대하고 있으니까.


P37

음, 사랑하는 멜리사, 이제 그만 작별 인사를 해야겠구나. 나는 지금 내 생애 마지막 낙타 여행을 하고 있어.

나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 마렴. 한 방울도. 네가 눈물을 흘리면 나는 바로 트림을 하게 될 거야.


P66

세상일은 늘 겉보기하고는 다른 법이란다, 멜리사.


P111

우리가 친구가 된다면, 네가 이곳을 떠난 뒤에도 내가 너한테 편지를 쓸게. 그렇게 하면 우리는 계속 친구로 지낼 수 있어.


P140

나는 주근깨와 빨간 머리카락이 있는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갈 거야. 보름달이 뜨자마자.


P149

이건 정말 이상한 일이지만, 하늘에 맹세코 말하는데, 그건 구름이 아니었다. 하늘을 가로지르며 가는 낙타 떼였다. 그리고 맨 앞에 가는 낙타에 마음씨 착한 오스카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윙크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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