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졸업작품을 만들기 위해 영상편집을 하고 과실을 갔다.
과실에 있는 프린터는 인간적으로 속도가 너무 느리다. 심사를 위해서 프린트를 다하고 기숙사에 잠시 들렸는데 물구나무서기에 빠져있는 마리우스.
"오잼 너 이거 잘해? "
라고 물어보는 룸메이트.
"물론이지"
또 내가 물구나무서기를 하게 만든다.
마리우스는 하루에 오 분씩 연습할 거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분명 운동을 하고 왔는데 물구나무서기를 또 시범 삼아 보여준다고 몇 분이나 하게 되었다.
졸업작품 마지막 심사를 위해서 프린트한 종이와 패널 브랜딩에 있어서 굿즈를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을 표현한 건데 내 졸업작품 주제는 울산대학교였고 울산대학교 상징 들과 글로벌 라운지로 브랜딩을 했다.
열심히 일러스트로 애플리케이션 작업을 하고 있는데 컴퓨터가 멈춰버렸다.
"Adobe Illustrator CS6의 작동이 중지되었습니다."
디자인 작업을 하다 보면 열받을 때가 참 많다. 예전에 <광고천재 이제석> 책을 읽고 크리에이터나 디자이너 같은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게 멋져 보여서 시각디자인을 복수 전공한 것도 있는데 디자이너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굿즈를 만들기 위해서 다시 작업을 시작. 그리고 샘플로 주문 제작 신청을 했다.
30일까지 출고 불가. 샘플은 시간 안에 못 받을 거 같다 환불 요청을 했는데 또 그것도 바로 안돼서 돈이 에스크로에 묶여버렸다.
다음날, 기숙사 봉사활동을 진행해야 한다. 외국인 벌점자 애들이 모이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시키는 게 내 업무이기도 하다. 봉사활동시키러 갔다가 글로벌 라운지에 잠시 들렸더니 하우유에서 디너파티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운영진이 열심히 준비했는데 좀 미안해서 드레스코드를 맞추고 참가했다. (그래 졸작이야 뭐 두세 시간 더 한다고 결과물이 달라지겠니...)
그래도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마이클 나오미는 하우유에서 하는 행사에는 적극 참여를 한다. 이 친구들은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졸업작품 때문에 사석에서 술 한번 못 먹은 게 미안하다. (항상 친해진 외국인 친구들하고 술자리를 많이 가지곤 했었는데 ) 뭐 어쨌든 그렇게 봉사활동과 하우유 행사도 끝났다.
올해 200만으로 스타트한 블로그가 250만 명을 돌파했다. 작년에 비하면 엄청 느린 속도지만 블로그는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하우유에서 기획을 하였다. 그래도 졸업하기 전에 학생 강연은 한번 해보고 싶었다. 시간도 얼마 없어서 졸업작품을 하면서 시간 쪼개서 대충 만들었다.
글씨 수정하고 싶었는데 졸업작품이 먼저라서 대충대충 기획을 했다. '이번에는 꼭 졸업이 하고 싶거든..'
사실 난 트래블보다는 트러블메이커긴 한데 이름 잘 지은 듯하다. 착착 감긴다. 네이밍은 나름 잘하지만 디자인은 못한다. 교수님의 말을 빌려 말하자면 '한마디'로 못한다.
시각디자인 과실로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 문구가 보인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해내는 법이다. 의심하면 의심하는 만큼 밖에는 못하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다. 할 수 있다는 생각 그것이 기적을 일으킨다. - 정주영 울산대학교 설립자, 현대그룹 창업자- "
'벌써 밤이야?'
졸업작품 준비는 대충 다 했는데 프린터 순서가 안 온다. 그래서 오래간만에 라면을 먹으러 편의점으로 갔다. 새벽에 먹는 이 라면과 김밥은 언제나 맛있다. 라면이 너무 매워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집었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라면과 김밥을 합친 가격과 똑같다니.. '그래도 아이스크림은 포기 못해.'
졸업작품 심사의 날. 프린터를 뽑고 작품 준비를 위해서 칼질을 하는데 반복되는 작업에 방심했는지 내 오른손은 왼손을 공격했다.
'하.. 바쁜데 내 손가락 살점 어디 갔니?'
과산화수소로 응급처치를 하고 할 일을 계속했다.
다행히도 졸업작품 심사는 통과가 되었다. 이제 작품전시회 준비만 하면 된다. 아 맞다 결국 프린트 순서를 기다리다가 기다리기 귀찮아서 결국 인쇄소에서 뽑고 4장에 8만 원을 지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