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작 2차 심사는 정확히 2주가 남았다.
'주전공인 기계과나 열심히 할걸.'
학교에서는 아마 내가 최초 일 것 같은 기계 자동차학과와 시각디자인으로 이례적인 복수전공을 하는 바람에 고생 중이다. 하지만 뭐 나는 이런 이력을 가지고 싶었을 뿐.
'뭐든 해봐야 아는 거다. '
자기 합리화를 하며 일주일만 참자 다짐을 했다. 저녁 졸업작품을 준비해야 하지만 머리는 아프고 태규랑 편의점에서 코젤을 사 와 마셨다.
"인생 대박이나 났으면 좋겠다. 저거 한번 긁어보자."
스피또를 사서 긁어보았지만 역시 이 길이 더 어려운 길인가 보다. 졸업전시회는 학교에서도 하고 일본에서도 전시회를 한다고 했다. 일본 일정이 나왔길래 봤더니 다른 스케줄과 날짜가 겹친다.
'일본은 못 가겠군.'
졸업작품을 위한 영상. 컨펌을 받는 날이 일요일이었기에 한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이럴 때면 생각나는 말이 있다.
"바쁠수록 돌아가라" 항상 자기 합리화는 내 유리 한쪽으로 설정이 된다. 이럴 땐 또 네이버 뉴스나 유튜브가 왜 이렇게 재밌는지 휴대폰으로 게임하는 것도 안 좋아하는데 이번 학기에 폰에 깔아 둔 장기 게임은 너무 재밌다.
저번 주말부터는 알바를 시작했다. 이제 졸업작품만 완료되면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실질적으로는 대학생활이 끝나기에 알바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울산대 앞 춘자비어에서 주말에만 일을 하기로 했다.
여기는 단골로 맨날 술 마시러 가는 곳인데 이제는 알바를 하기로 했다. 알바는 틈틈이 해왔지만 맥주집 알바는 처음이라 또 어리바리를 타고 있다.
고1 때부터 알바를 시작했는데 진짜 떠올려보니 지금까지 꽤나 많은 알바를 한듯하다. 고1이 되기 전엔 전단지 알바 같은 것도 몇 번 해본 거 같고 빠른년생이라서 부모님 동의서까지 제출해가며 롯데리아 알바를 1년 넘게 하고, 고2부터는 주말마다 막일을 뛰고 , 예식장 뷔페 알바, 돈가스집에서 일, 고깃집 일, 현대자동차 일 등으로 고등학교 생활을 보냈다.
그때는 부모님께 용돈까지 받으며 알바도 한 거라서 돈이 참 많았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아르바이트비는 곧 내 생활비이니 가끔 고등학생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전역 후에는 마트에서 경호원 알바, 태화강축제 경호 알바, 연극에 출연 카메오, 웨이크보드강사, 피시방 알바를 하기도 하고 워킹홀리데이로 간 호주에서는 초밥집 알바, 학교 청소 및 용역청소 그리고 양 공장에서의 일 , 학교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시작한 외국인 도우미 일, 미국에서 다시 학교로 돌아와 작년부터 또다시 시작한 학생근로 외국인 도우미 일과 반년 간의 트레이너 생활까지 도대체 얼마나 일을 더 해야 이 생활을 끝낼 수 있는 걸까?
20대 참 다양하게도 알바를 했지만 세상은 넓고 일은 많네. 졸업을 해도 계속해서 일을 해야 된다니...
"일의 노예."
어떻게 하면 노예의 삶을 끝낼 수 있을까란 생각에 자동화 수익을 만들기 위한 도전도 했지만 그 수입으로는 생활을 할 수가 없다는 걸 알았고 계속해서 머리를 써야겠다.
근데 일을 또 하다 보면 돈 욕심이 생겨서 계속 일을 더 하게 만드는 스타일인 것 같다. 일단 20대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요번 연도는 알바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500만 원의 목돈을 3개월 안에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어쨌든 주말에는 새로운 알바를 시작했고 운동은 꼬박꼬박 잘 갔고 오늘도 갈 것이며 내일도 갈 것이다. (운동은 빼먹으면 가기 싫어지므로) 그리고 방학이 시작되는 2주 뒤에는 맥딜리버리 알바까지 추가해서 움직일 생각이다.
1. 맥주집 알바.
2. 현대자동차 일일 알바
3. 맥딜리버리 알바
4. 외국인 도우미 근로장학생 알바
이렇게 4개의 일을 하면서 3개월간 생활도 하고 500만 원을 모아서 대출금을 상환하는 게 대학교 마지막 여름방학의 목표라면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