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고 싶은 이유를 생각해봤다. 그 중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딱 한가지만 뽑으라면 자유(Freedom)에 있다. 과거에는 계급과 신분이 자유를 보장해주었지만 지금의 시대에서 내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의 가장 좋은 수단은 돈이다. 역설적이게도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유를 바쳐야만 하는 구조로 세상은 로직화 되어있고 그 로직에 따라가다보면 끝끝내 자유만 갖다 바치게 된다. 부자가 되는 알고리즘은 따로 있었고 시대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그 알고리즘을 알게 되어가고 있다.
입력값이 있으면 출력값은 무조건 나오게 되어있다. 어떤 명령어를 어떤 순서로 어떻게 구성했느냐에 따라 같은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오류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알고리즘을 설정해야 한다.
그래서 난 꽤나 자주 명령어를 바꾸거나 순서를 바꾸며 내 알고리즘을 계속해서 수정해 나간다. 원하는 출력값이 나올 때 까지..
불로소득
돈을 벌기 위해서는 기술이나 배움이 필요했다. 눈에 보이는 기술이 있기도 했지만 지금 당장은 돈 버는 방법과는 상관 없어보이는 기술이나 배움도 있었다. 대학을 가고 싶은 생각은 딱히 없었지만 실업계를 진학하는 이유와 타당한 명분을 부모님께 증명해내고 싶었다. 그리고 딱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바로 할 수 있는 사업도 없었기에 더 배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업계에서 대학교를 간 사람도 주위에 없었고 방법도 몰랐다. 대학교를 가면서 전공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기에 공대로의 진학만 알아봤다. 그렇게 대학에 들어왔고 대학의 공부는 내가 원하는 공부가 아니었기에 내 관심은 항상 다른 곳에 있었다.
일단, 군대부터 해결해야 했기에 1학기가 끝나자마자 군대로 갔다. 군대를 가면 일단 내 한심한 학업성적을 보류할 수 있었고 대략 2년간의 시간을 벌며 내 나름의 논리를 설계할 수 있는 시간도 생기는 것이니 나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군에서 다행히 방향을 설정했고 그때 설정했던 방향들로 20대를 보냈다.
20대의 키워드는 '경험' 이었기에 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돈을 벌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게 설정을 했다. 전역 후 경호원을 시작으로 웨이크보드 강사를 했고 가끔 씩 생겨나는 오류들이 있으면 방향을 설정하며 키워드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영어, 돈, 경험 3가지 키워드를 위해 설정한 호주워킹홀리데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 값을 얻었다.
영어를 못했기에 필리핀 어학연수부터 시드니에서의 어학연수 기간. 영어가 어느정도 되고 나서부터 목표를 돈으로 설정했다. 영어는 계속해서 오지인들과 회화를 하며 반복학습하면 된다는 판단이 들었다. 호주에 오는 워커들은 돈을 벌기 위해 농장이나 공장으로 가는 편이었고 난 공장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농장에서는 오지인들을 만나기 힘들것이라는 판단과 공장에 이미 친구와 필리핀에서 만났던 형이 일하고 있어서 버는 금액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취업연계기관에 의뢰해 소공장부터 갔다가 결국 지인이 있는 양공장으로 이동하였다.
소공장에서 일을 하다 너무 힘들어서 양공장으로 도망 온 터라 돈도 없었고 일은 해야만 했고 단기간에 돈을 벌어야만 핸다고 생각했다. 양공장에서 가장 높은 시급으로 돈을 받는 포지션을 찾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기피하고 힘들고 더러운 일들은 돈을 더 벌 수 있는 그레이드로 설정이 되어 있었고 난 슈퍼바이저와 협상을 했다. 가장 돈 많이 버는 포지션에 들어가고 싶으니 시켜만 달라고 했다. 그리고 슈퍼바이저에게 단기간에 인정을 받았고 내 포지션을 지켜낼 수 있었다.
항상 기회는 위기 속에서 온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차를 안 사본 나는 친구와 함께 위기 속에 우연히 차를 사게 되었고, 집도 렌탈 하게 되었다. 이는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경험이었던 것 같다. 22살 아주 짧은 기간에 나름의 방법을 터득한 것. 호주에서는 차가 있으면 돈을 벌 수 있었다. 오일 쉐어라고 불렸었는데 출근할때와 퇴근할 때 차가 없는 사람에게 돈을 받을 수 있었던 것.
집 또한 그랬다. 고장난 넷북 덕에 나는 호주에서 살던 집을 쫒겨나는 신세가 되었고 홧김에 직접 집을 렌트하고 집에 중고물품과 가구를 사서 사람들을 구하고 쉐어비를 받게 되었다. 나와 친구는 차고에서 자며 다른 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쉐어비를 받으며 돈을 벌었던 그 경험 속에서 나는 아주 중요한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불로소득(不勞所得) : 직접 일을 하지 않고도 얻는 수익.
그 방법을 통해 난 6개월 간 근로소득과 불로소득을 함께 만들어 냈고 근로소득으로 번 돈은 그대로 모아서 23살의 어린 나이에 3,000만원이라는 종자돈을 만들어 냈다. 고임금에 불로소득까지 더해진다면 꽤나 괜찮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빨리 알았지만 20대의 명령어는 '경험'에 맞춰져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