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내 주변에는 사업가가 없었다. 아버지는 회사원이셨고 보통 내가 아는 어른들은 대부분 회사원이셨다. 나에게 있어서는 미지의 직업이었고 궁금했다. 내가 모르는 것들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책뿐 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기록하기 시작하고 지금까지 읽었던 책 목록들을 살펴보니 300여권의 책 제목이 적혀있었다. 대학시절 학과공부보다 도서관에 가서 책 읽는걸 더 좋아했는데 거기서 대여 했던 책까지 합치면 500여권의 책은 읽은 것 같다.
주변에는 책을 읽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에 책을 읽는 방법이나 방식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았다. 아마도 책도 지금처럼 선별해서 읽었다면 훨씬 더 빠른 시간안에 많은 생각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 된다. 물론 언젠가 이 지식들 또한 선으로 연결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02. 고효율
실업계 진학을 선택했다. 인문계를 못 갈 성적은 아니었지만 야자(야간자율학습)까지 하며 고등학교를 보내야 된다는게 가장 싫었다. 어차피 대학을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라면 실업계에서 대학교를 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선생님께 실업계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공이 체육이었던 중학교 3학년 때의 내 담임 선생님은 내 성적과 등수를 잘 알고 계셨기에 극구 반대하셨다. (생각해보면 3학년 때 부반장을 했었던것 같은데 반장이었던 친구와 부반장이었던 나는 꽤나 담임선생님과 친했던 것 같다.) 담임 선생님은 실업계 진학에 관하여 부모님이 허락하셨는지를 물었고 부모님이 허락하신다면 본인도 허락해주신다고 하셨다.
아버지를 설득하고 아버지가 어머니를 설득해주시고 실업계 분위기를 잘 알고 계셨던 어머니는 실업계 진학에 극구반대 하셨지만 결국은 난 성공적으로(?) 공업고등학교를 가게 되었다.학교는 너무나 자유로웠고 시간은 많았다.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많은 친구들이 방과 후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교에서는 잠을 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옷에 관심이 많았던 나 또한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만으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사고 갖기에는 돈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롯데리아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빠른년생이었던 나는 부모님 동의서를 받고나서야 롯데리아에서 정식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제일 처음 내가 했던 일은 롯데리아에서 컵을 씻는 설거지 알바였다. 출근해서 퇴근 할 때까지 그냥 컵만 씻었다. 컵을 빠르게 씻는 요령이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설거지를 시작으로 floor를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게 되고 그릴이라 불리는 곳에서 햄버거 패티를 굽게 되고 백업이라 불리는 위치에서 튀김기를 만지며 감자후라이를 튀기고 햄버거 빵을 굽고 햄버거를 만드는 과정까지 1년 정도 알바를 했었다.
그때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 한 것은 일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일하는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아 포지션이 이동 되어 내 시간당 급여를 올리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1여년간 햄버거를 만드는 과정까지 기술? 을 익혔고 많은 일들을 배웠지만 나는 일을 그만 두게 되었다. 더 이상 내가 벌 수 있는 금액은 한계가 명확했고 내가 버는 금액보다 내 친구가 버는 금액이 더 많았고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하루에 버는 금액은 25,000원에서 30,000원 가량의 돈이었지만 친구는 평일에 일을 하지 않고 주말에만 일을 했는데도 생활이 되었다.
고등학교 2학년 학교에서는 현장실습으로 용접을 배웠고 주말에는 친구와 용역소에 가서 현장 일을 받아 가며 돈을 벌었다. 물론 몸을 쓰는 일이었기에 일의 강도는 훨씬 힘들었지만 주말에 하루 또는 이틀만 일을 하면 평일에 학교를 다니며 돈을 쓰는 것,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것,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비용까지도 모든게 해결 되었고 롯데리아 보다는 훨씬 시급이 높은 노가다가 나에게 있어 고효율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때 처럼 정기적으로 가는 알바가 없어지게 되자 나는 평일에도 시간이 생겼고 그 시간은 온전한 내 자유가 되었다. 난 그 시간을 이용해서 내가 배우고 싶었던 것들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왜 어른들이 공부를 해라고 하는지, 기술을 배우라고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공부, 기술들을 배우면 내가 상대적으로 같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임금이 높아지기 때문이었다.
같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고임금을 받는 일
난 그렇게 평일에는 자격증을 모으기 위한 배움들과 내신관리를 하기 시작했고 주말에는 돈가스집에서 일을 하거나 예식장 알바, 현대자동차에서 알바 등 나름 고등학생이 벌기에는 꽤나 시급이 쌘 일들만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는 나에게 있어 돈버는 방법으로는 그게 최선이었고 가장 고효율이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