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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Nov 09. 2022

설거지

시 쓰는 일상

오늘도 쌓여 있는 설거지.

미루면 안 되는데 늘 생각하면서도

늘 제자리.

맨손으로 뽀독하게 닦아내며

그에 대한 원망을 품어본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무채색 어두운 마음들이

세제 거품처럼 씻겨나가면 좋을 텐데.

깨끗해진 그릇에도 

마음은 나아지지 않는다.

차라리 -했다면 좋았을까.

차라리 -안 했다면 좋았을까.

무의미한 후회를 해본다.

삶은 곧 외로움과 괴로움의 싸움이라고

왜 말해주지 않았을까?

그들조차도 그 괴로움 안에 있었기에

여유가 없었던 것일까?

쌓이는 설거지처럼

나아지지 않는 버릇, 마음, 우울감들.

20년 전 홀로 천장을 보던 아이는

여전히 그곳에 있는 것 같다.

세상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은 깊은 침묵 안에.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

삶의 답을 찾는 길은 과연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 맞나

의심스럽다.

연어처럼 물길을 거스르지 말고

흐르는 데로 살아가야 맞는 걸까.

그럼 삶이란 강에서

편히 유영할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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