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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자 Mar 16. 2021

제로웨이스트...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느슨하지만 온 마음을 다해서


당신의 가방엔 무엇이 들어있나요?


지갑, 휴대폰, 이어폰 등 꼭 필요한 것 몇 가지를 넣거나 어쩌면 이마저도 무겁다며 가방 자체를 들고 다니지 않는 분도 계실거에요. 현관을 나설 때마다 가방을 가볍게 하는 것이 매일의 미션이기도 하죠. 반면 누군가의 가방은 조금 무겁습니다. 깨끗하게 씻어둔 텀블러와 스테인리스 빨대, 혹여 귀갓길에 마트에 들를까 싶어 장 본 것들을 담을 프로듀스백과 에코백도 함께입니다.


이 책은 플라스틱 사용으로 얻게 되는 무거운 마음 대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무거운 가방을 택한 15명의 제로웨이스트 이야기입니다.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사용했나요?


작은 비닐부터 스티로폼까지 분류하여 폐기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단하다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 만큼이나 분리수거를 잘 하는 나라도 드물다고 합니다.


그러나, 2016년 환경부에 따르면 애석하게도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분리수거를 잘하는 것보다 당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양이 더 문제였던 거죠.  


8AM  집을 나서며 한 손에 일회용장갑을 끼고 음식물쓰레기 버리기

6PM  마트에서 플라스틱에 포장된 레몬 구매하기

8PM  밥 먹기 전에 물티슈 몇 장으로 식탁 닦기

9PM  새벽배송 받을 수 있게 생수 1L 20병 주문하기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입니다. 평범한 정도의 플라스틱 사용이구요. 일부러 플라스틱을 쓰려한 것도 아닌데, 의식해보면 우리의 하루는 온통 플라스틱입니다. 알지 못했고, 알았다 할지라도 개인이 완벽히 풀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변화의 순간은 현관문을 여는 것과 같이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이루어집니다.


누군가는 개인의 작은 노력 정도로는 플라스틱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꽃은 작은 빗방울이 모여 피워냅니다. 온 세상에 꽃을 피워내지는 못할 지라도 적어도 우리가 지나온 길만큼은 꽃길로 만들고 싶은 누군가를 위해 이 책을 기획했습니다.


플라스틱 없는 삶을 지향하는 여러분!

당신의 가방이 무거워질수록, 마음과 발걸음은 누구보다 가벼워질거에요. 그 무거운 가방의 무게를 저희 15명이 응원합니다.



평범한 일상의 언어로 건네는 저마다의 플라스틱 이야기 15개


저희 15명은 저명한 환경운동가도, 분야의 전문가도 아닙니다. 한 권의 책을 완성해갈수록, 환경에 대한 목소리는 꼭 전문가만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이기에 더 많은 분께 공감과 위로를 건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일상에서 하던 플라스틱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의 연대의 기록물입니다.


플라스틱이 수북한 마트에서, 아파트의 분리수거함에서, 출근길 테이크아웃 커피를 든 손에서 시작된 일상적이고 서로 다른 플라스틱 고민 15가지를 형식과 분량에 상관없이 각자의 개성을 반영해 모았습니다. 이 책에 쓰인 평범한 일상의 언어들이 독자 여러분에게 닿는 다리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언젠가 겪게 될 플라스틱에 관한 고민의 순간을 책 그리고 저희와 함께할 수 있길 바랍니다.




네, 제가 바로 그 15명 중 한 명 입니다만... 그런데 제로웨이스트는 잘 몰라요...



2020년 2월, 페이스북 페이지 <플라스틱 없이도 잘산다>라는 곳에 제로웨이스트를 주제로 함께 책을 만들자는 공지글이 올라왔어요.


매년 새해 계획이 '에코 라이프'이지만 뭐 하나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으면서 멋모르고 나도 하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6개월 내로 끝날 줄 알았던 이 출판 프로젝트는 2021년 3월 현재까지도 독립서점 입고 등으로 끝나지 않는 긴-긴- 여정 중입니다.


서로를 모르지만 관심사가 같다는 것 하나로 모인 15명이 코로나 시국에 온라인으로 수백쪽의 책을 만들기엔 정말 어려움이 많았어요.(많고요)


각자 한 꼭지 씩의 책을 쓰고, 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파트들을 맡아 진행했어요.


저는 <후회 일기>라는 일기 형태의 플라스틱 일지 이야기를 썼고, 책 전반의 편집을 맡았습니다(잡지사 짬바 발휘하겠다며 나댔지요). 또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며 펀딩 페이지를 기획하고 작성하는 등 여러 사람과 팀을 이뤄 일하기도 했어요.


진행하는 중 사실 여러 번 '아 그만 두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책이 660만원 가량의 펀딩액을 달성하고, 60곳 가까운 독립서점에 입고된 지금에는


왜 연예인들이 시상식에 "이 상은 저 혼자 만의 것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하는 지 알겠어요.


한 권의 책을 만드는 데 여러 사람의 피, 땀, 눈물이 모여 지금의 <어쩌면 당신의 가방은 무거워질 수도 있겠지만>을 만든 듯 해요.



배달하는 회사에 다니면서 플라스틱 쓰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못내 한 켠에 걸리기도 했어요. 또 나 외에 14명에 비교해 보면 나 정도의 제로웨이스트 실천자가 감히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해도 되나 싶을 만큼 나의 제로웨이스트력은 작고 작았어요. 하지만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게 목소리를 내지 못할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한 타일러의 말에 용기를 얻어봤습니다.


누군가는 노푸를 실천하고 배달음식을 일절 먹지 않고 마트가 불편해 시장에 갈 만큼 뜨겁게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겠지만, 저는 조금 느슨하더라도 '우선' '한 가지라도' 실천 해보는 것도 가치있다 생각해요. "느슨하지만 온 마음을 다해"는 책에 저를 소개한 문장인데, 제로웨이스트도 다들 이런 마음으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느슨하지만 온 마음을 다해 제로웨이스트"


최근 의미있게도, 회사에서 친환경 캠페인을 준비 중이고 저도 이 캠페인에 함께 할 수 있게 됐어요. "일에서 가치를 찾고 싶어하는" 저에게 너무나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게되어 기쁜 맘으로 임하려고 합니다.




최근 트래쉬버스터즈가 진행 중인 전시회에 우리 책이 전시되는 중이기도 하고, 전국 60여 곳의 독립서점에 입고&입고 예정 중이에요.


<트래쉬버스터스 전시회에 진열된 우리 책>


<독립서점에 진열된 우리 책>



이 벅차는 순간을 즐겁게 따라 가려 합니다. 즐겁게 따라 가다 보면 언젠가 제로웨이스트를 완벽하게 실천해낼 내가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입고(&입고예정) 서점 리스트


*온라인 북스토어에서도 구매 가능해요, 네이버에 책 제목을 검색해보세요!


구글 지도로 보는 방법 https://bit.ly/3vrAF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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