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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탐가 Nov 22. 2021

11월 22일/ 비천함과 심오함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주님은 나의 최고봉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라 (고전 10:31)
하찮은 것들을 바르게 대하며 살아야 안전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상식적인 방법으로 평범한 삶을 살지만
하나님께서는 하찮은 일들을 통해 심오한 것들을 더해 주십니다.
당신의 심오함을 하나님 외에 아무에게도 보이지 마십시오.
우리는 지나치게 엄숙하고 심오하며 자신의 체면을 세우는 데 치중해서
천한 일상사에서는 그리스도인처럼 행동하기를 거부합니다.
하나님 외에 아무도 엄숙하게 대하지 않기로 다짐하십시오.
가혹할 만큼 당장 멀리해야 할 가장 큰 사기꾼은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중에서 발췌-

"댄스를 그만둬라!"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본격적으로 새벽기도를 시작했을 즈음,

내 마음 가운데 불현듯 이런 음성이 들렸다.

그때 나는 한참 '포크댄스 동아리'에 참여해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을 때였다.


'댄스를 그만두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그 음성에 피식 웃고 말았다.

이해할 수 없는 음성이었기 때문에 내가 잘못 들었나 싶을 정도였다.


"댄스를 그만두라고요? 제가 댄스를 하면서 얼마나 즐거운 지 아세요? 하나님은 내가 즐거운 게 싫으세요? 나는 댄스를 그만두지 않겠습니다."


당돌하게 나는 하나님을 거역했다.


"댄스를 그만둬라!"


다시 한번 반복해서 들리는 음성.


"하나님, 뭐 이렇게 사소한 것까지 터치하고 그러세요? 이런 건 그냥 제가 알아서 하게 놔두시면 안 될까요?"


그렇게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

이것이 최초의 나와 하나님의 주권 전쟁이었다.

나는 솔직히 '댄스를 그만두는 이 최초의 시답잖은 전쟁'이 제일 힘들었다

뭐 이런 하찮고 사소한 것을 요구하실까?

설마, 이런 식으로 나의 삶을 통제하시고 나의 자율권을 박탈하시려는 걸까?

나의 자율권을 뺏길 거 같은 두려움이 크게 다가왔다.

이런 하찮을 것을 요구하는 하나님의 의도를 모르겠기에 더 고집스럽게 버텼던 거 같다.

어찌 됐든, 이 사소한 전쟁에서 하나님께서 승리하셨다.(천만다행이다 ㅎㅎ)


훗날, 이 최초의 주권 전쟁으로 하나님께서 승리하시게 된 이후 나의 삶의 변화는 놀라운 것이었다.

내가 이 하찮은 요구를 수용하면서

하나님께서는 나의 일상적이고 사소한 삶의 문제에 참여하시기 시작하셨다.

생각보다 그 참여는 내가 그동안 하찮게 생각했던 문제들이었다.

그리고 또 놀라운 것은 그 개입들 덕분에 나의 삶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늘 약속을 취소하고 산부인과에 가 봐라!'


그런 음성에 순종했더니 자궁에 혹이 보여 수술에 들어갔고

의사에게 조금 더 늦었으면 수술이 힘들었을 거라는 얘기도 들었다.


이 모든 것들은 나의 삶의 사소한 영역까지 주님께 의뢰하며 신뢰하며 가는 훈련의 시작이었다.

그 훈련이 오랜 시간 지속되고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이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을 때

주님은 더 이상 나에게 세밀한 것들은 요구하지 않으셨다.

호흡하듯 일상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셨기 때문이다.

'댄스를 그만둬라!'라는 말도 안 되는 듯한 요구에 순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을 거 같다.


'삶의 하찮은 부분들은 하나님에 의해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주의하십시오. 하찮은 부분들도 심오한 부분만큼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중에서 발췌


그래서 나는 이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삶의 하찮은 부분이라 더 순종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의외로 많았지만

그럼에도 그 일들을 순종했을 때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되는 시간들이 반드시 주어졌다.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크리스천만이 승리할 수 있다.

왜냐면 우리는 순식간에 교만해질 수 있는 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작은 틈바구니에서 우리의 교만의 틈새는 금세 벌어지고

그 후로 벌어진 틈새를 통해 교만은 점점 자라 가고 강력해진다.

그 틈새를 닫는 유일한 방법은 아주 하찮고 작은 일일지라고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이 하셨음을 고백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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