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의 과정에서 하나님의 영은 '나 자신'밖에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는 죽음의 정소까지 우리를 몰고 가십니다. 기꺼이 친구도, 부모도, 형제도, 자기 유익도 구할 수 없는, 단지 죽음만 기다리는 '나 자신'이 되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거룩의 조건입니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나'가 되어도 괜찮겠습니까? 단호한 결심을 통해 나의 모든 친구들이 아는 나 자신을 벗어버리고, 나 자신에 대한 모든 생각을 접고 단지 완전히 비워진 나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겠습니까? '나'만 남는 그 순간에 주께서는 나를 전적으로 거룩하게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하나님과 하나 되고 싶은 간절함 외에는 다른 모든 것으로부터 철저하게 자유하게 될 것입니다.
거룩이란 예수님과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중에서 발췌-
"가서 말라리아와 장티푸스로 죽을뻔했다."
아는 선교사님이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돌아와 처음 얼굴을 맞댔을 때,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요?"
내 질문에 대답한 말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간증!
"하지만 은혜였다. 죽음의 끝에서 주님을 더 깊게 만날 수 있었으니까."
"그랬구나! 죽음의 끝자락까지 갔구나!"
그것이 주님의 은혜임을 나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사업을 다 정리하고 집으로 귀환했을 때, 나의 몸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정신력으로 버티던 몸이 이제 때가 된 듯, 한 곳, 두 곳, 자신의 아픈 것을 드러내며
아우성쳤다.
그런데 응급실에 실려갔는데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배의 통증에 나는 속수무책이었다.
남편과 아이들이 다 나가고 텅 빈 집, 의자에 앉아 나는 고통스러운 배를 움켜쥐고
베란다 밖을 바라보며 울었다.
'이러다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겠구나!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
전도서의 말씀을 떠올리며 지금껏 주님을 위한답시고 열심히 살아왔던 나의 삶이
다 위선이었음을! 정녕, 육신의 기한이 다하고 주님 앞에 내놓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난, 죽음 앞에서 주님을 새롭게 만났다.
다행히 훗날, 그것이 충수염이었고,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스스로 아물어지며 나았던
흔적이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고, 6개월 후에 나는 다시 배가 아파, 병원에 가서 맹장을 떼어내야 했다.
그 후로, 나는 자유해졌다.
주님 외 한분밖에 구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 얻어진 자유 함이었다.
그동안 갖고 있었던 '난 드라마 작가다'라는 엄청난 자부심의 어깨뽕도 내려놓고
또 '다음 세대를 위한 사역' '선교' 모든 것을 내려놓는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스운 것은, 내가 내려놓았다고 하는 그 사역들을 제대로
해보지도 않았다는 것이었다.
시작하기도 전에 내려놓음으로 이어져야 하는 우스운 상황에서도 나는 자유했다.
이제, 나는 그냥, 주님 앞에 '나'로만 서면 됐다.
'주님과 나' 그것에만 집중했다.
나는 건강에도 신경 쓰며 운동을 시작했고, 마음껏 책도 읽고, 심지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넥플릭스도 몰아서 보고, 드라마도 섭렵했다.
여전히 좌우로 치우침이 있어, 날밤을 새며 드라마를 보고, 바로 다음 날, 입술에 물집이
잡혀버리는 짓을 또 하고 말아,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을 달라고 기도하기도 했다.
그때, 문득 들었던 생각이 '무명한 자'여도 상관없다였다.
이름 없이 그냥 주님과 이렇게 일상을 누리며 살아가는 삶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랍게 하나님께서는 그 후로 나와 남편의 관계를 회복시키시고, 우리 가정을 회복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로 하여금 마음껏 글을 쓰게 하셨다.
내가 쓰는 글들은 놀랍게 예전에 쓰는 글들과 다르다.
나는 자유롭게 글을 쓰고, 평가받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나가 되어도 괜찮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나는 아직도 잠시 주춤거리며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자칫 나의 섣부른 대답으로 인해 정말 그리 될까에 대한 두려움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을 고쳐 잡는다.
'내가 감당할 만큼의 시험을 당하게 하신다. 나의 주님은! 그리고 그 시험대는 반드시 나를 주님과의 더 깊은
초대이므로... 주님께서 허락하신다면! 그렇다면 따르리라!'
죽음 끝자락에서 주님을 만난 후에도
놀랍게 매일매일이 전쟁이다.
훌훌 다 털어 버릴 거 같지만, 놀랍게 삶의 틈바구니에서 스멀스멀 자유하지 못하게
묶고 들어오는 생각들이 많다.
그 생각들을 빨리 털어버릴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영적인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회개로 무릎을 꿇는 출발점에서 부여된다.
오늘도 주님 앞으로 나아가, 주님 앞에 무릎 꿇는 하루가 되길, 간절히 소망하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