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쟁의 시작과 끝

#프롤로그/ 작가의 말

by 글탐가

처음엔 망설였다.

브런치에 글을 올린 다는 것,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라 오랜 시간 망설였던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글을 쓰고,

심지어 브런치 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은

내가 작가라는 숙명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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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는 숙명, 뭔가 거창한 건 아니다.

다만, 가끔씩 나의 인생의 일부를 속살을 까보이듯 까보여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나는 에세이에는 관심이 없었다.


나는 극적인 구성이 있는 드라마나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다.

나의 일상을 전혀 드러낼 필요 없이 나와 유사한 인물들을 앞세워

기승전결의 구조로 사건을 만들어 쓰면 됐다.

그런 작법에 익숙한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것은

부끄럽지만 이혼의 끝자락까지 가 봤던 우리 부부의 이야기가

비록 내가 얼굴은 모르지만 어떤 부부의 이혼에 대한 선택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리얼 스토리라 그런지 뭉클뭉클 올라오는 것도 있었고,

또 몽글몽글 간지러운 것도 있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도 했고

이러다 내 남편 전 국민 악덕 남편 만드는 거 아닌가 두렵기도 했다.


어찌 됐던 거창한 듯 거창하지 않은 작가의 숙명으로

내 인생에서 일어난, 길고 지난한 일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3년 전 써 놓은 글들을 보고 솔직히 깜짝 놀랐다.

치열하게 싸웠던 우리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었고

마치 나의 감정 쓰레기들을 치우듯 격정적인 것들도 있었다.

그리고 객관적이지 못하고 주관적으로 치우친 모습들도 보였다.


글이란 이런 것이구나!

그때의 감정과 사건들이 고스란히 남아 지난날의 나를 돌이키게 만드는 것!


이혼의 끝자락에서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나의 격동의 시절들...


나의 솔직함이,

그래서 조금은 부끄러운 지난날들이,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얼마 전 결혼 28주년을 맞이하면서

나는 좀 더 용감해지기로 결심하며 브런치 북을 발행한다.


우리 부부, 부족하지만

이혼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 정말 이혼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 덕분이었다.


이제 부끄럽지만 우리 부부의 민낯을 솔직하게 고백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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