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지옥을 보고!

by 글탐가

딸아이와 함께 솔로지옥을 보았다.

매력적인 젊은 남녀들이 제시된 게임과 상황에 맞게 짝을 이뤄 천국도와 지옥도를 번갈아 가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일반인이 등장하는 짝짓기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첫인상이나 외모를 보며 판단하게 된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우리는 한 명 한 명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와~ 쟤가 제일 괜찮을 거 같아."


"쟤는 왜 저렇게 오버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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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평가의 잣대를 들이대며 입방정을 떠는 우리들.

그렇게 우리는 우리 마음속의 원픽을 골랐다.


그런데 회차가 거듭될수록 우리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전이 시작됐다.

괜찮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하며 실망감을 주고,

이상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생각지도 못한 진정성을 내면에 숨기고 있는 것.


솔로지옥을 보고 난 후, 나의 생각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난 눈에 보이는 대로 너무 쉽게 판단하고 비판하는 것이 아닌가?"


한 사람을 알아가는 데는 충분한 시간과 대화가 필요하다.

최소한 그 사람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4계절을 보내봐야 안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그런데 이런 쇼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의 내면까지 알 수 있을까?

상대방의 내면을 알지 못한 채 우리는 보기에 좋은 대로 평가하고 판단한다.

그 순간 나는 심판자에 오른다.

그리고 마치 내가 상대방을 다 안다는 듯 말한다.

참, 교만한 자리에 서는 것을 쉽게 만드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나는 참 수많은 프로들을 보았다.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입방아를 찧어대고 있었는지...


이런 프로그램이 방송 나가고 나면 그 후에 스타덤에 오르는 사람도 있고, 또 나락으로 가는 사람도 있다.

마치 솔로지옥처럼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상황에 쉽게 노출된다.


대중의 시선은 참 변화무쌍하다.

그리고 그 변화는 참으로 가볍다.

또 가벼움에 비해 영향력은 너무 강하다.

그렇게 대중에게 노출된 한 사람 한 사람은 대중의 평가에 의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진정성과 진짜 모습과 상관없이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다.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내가 주도가 되는 삶을 살고 싶어서 책을 읽었다는 개그맨 출신의 고명환 씨가 생각난다.

연예인, 혹은 연예인에 준하는 셀럽이나 인플루언서의 삶은

영향력이 강해서 누군가를 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또 동시에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노출돼서 누군가로부터 끌려가는 인생이기도 하다.

우리 또한 영향력이 작으나 누군가로부터 끌려가는 삶을 살 수도 있고, 또 누군가를 이끌어가는 삶을 살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깊은 뿌리다.

깊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다른 시선에 상관없이


내가 누구인지?

또 내가 가진 재능은 무엇인지?

또 나는 그 재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정확한 나만의 기준가 잣대가 필요한 거 같다.


그럴 때 비로소 수많은 대중 앞에서도 당당하고 흔들리지 않고,

나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을 거 같다.


문득 솔로지옥을 시청하며 출연진들은 판단하고 비판했던 나의 입방정을 뉘우치고

그곳에 출연한 출연진들이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의 뿌리와 진정성을 갖고 승승장구하기를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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