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친구들~
음... 먼저 간단하게 내 소개를 하는 게 좋겠지.
대부분 나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겠지만 말이야.
물론 무지해서 나를 인정하지 않는 자들도 있겠지.
나는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어.
인간들은 나를 악마라고 부르기도 하고 때로는 사탄, 마귀 또는 루시퍼라고 부르기도 해. 사람들은 나의 존재에 대해 상당히 호기심을 갖고 있지.
호기심이 과도하다 못해 내 모습을 자신들의 상상대로 우스꽝스럽게, 또는 괴기스럽게 표현해 놓았지. 덕분에 한 동안 내 존재에 대해 과도한 허위 망상적인 표현들을 지켜보는 시간들이 나의 즐거움이기도 했어. 훗날, 내가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그들이 뒤로 나자빠질 것을 생각하면서 말이야.
어찌 됐든 내가 인간들에게 어떤 이름으로 불리던, 또 어떤 모습으로 비치든 내겐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어떻게 하면 갈라놓느냐이지.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끊어놓는 것! 그것이 내 존재 이유이자 나의 사명이지.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멀어지게 만드는 것에 왜 목숨을 거냐고?
음~ 그 얘기를 하려면 천지창조 그 이전의 세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흐음~ 솔직히 말하자면 난, 그 얘기를 하는 것을 그렇게 즐겨하진 않아.
왜냐고?
그곳에 뼈에 사무치도록 아픈 기억이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지.
물론 그곳은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또 내가 완전한 존재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다 누리기도 한 시간들이기도 하지. 그런데 왜 그 얘기를 즐겨하지 않냐고?
그건, 그 아름다운 곳에서 내가 쫓겨났기 때문이야.
쫓겨났기 때문에 가고 싶어도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이기도 하지.
뼈저리게 가고 싶지만 갈 수 없어서 느껴야 하는 고통을 너희들이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곳이 어딘지 알고 싶다고?
흔히들 그곳을 천국, 또는 하나님 나라라고 부르지.
놀라기는?!
왜? 내가 천국에 있었다고 하니까 믿기지가 않는가 보군!
그럴 수도 있지.
사실 너희들이 예측하거나 상상 속에 있는 나의 모습은 천국과는 거리가 멀 테니까 말이야. 너희들의 예측을 깨서 미안하지만 내 고향은 천국이었다네. 나도 가끔씩은 감상에 젖어 향수병으로 앓아누워 그곳을 그리워할 때가 있지.
그곳에 대해 알고 싶다고?
흐음~ 좀 고민이 되는군!
행여나 내가 나의 고향, 천국에 대해 얘기하면 자네들에게 그곳에 가고 싶은 소망이 생길까 봐 걱정이 되는군. 하지만 오늘은 나에게도 감성이 충만한 날이니 나의 고향에 대해 얘기해주겠네.
한 번 더 당부하지만 행여나 천국에 대한 소망은 갖지 말기를 부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