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동등한 위치에 서려했던 위대한 반역자

#2 악마의 정체성

by 글탐가


나의 고향 천국에 대해 얘기하려고 하면 반드시 성경에 대해 얘기하고 넘어가야 돼!

그래서 오늘은 내가 성경에 대해 좀 얘기해보려고 하네!

다른 때 같으면 어림도 없는 얘기지만 오늘은 특별히 나의 감성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있어서 주체할 수 없구먼!

그러니 오늘만 특별히 나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테니 귀를 쫑긋 세우고 잘 듣게나.

오늘 같은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테니 꼭 잡으라고!

자네들이 나의 친구니 이런 충고를 하는 것일세.



자네들, 혹시 성경의 첫 문장을 기억하는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 1:1)


성경은 시작부터 이 천지를 누가 만들었는지 아주 명확하게 얘기하고 있다네.

그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말, 그건 나도 인정해주지.

6일간에 걸쳐서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 여기는 그 천지창조! 나도 인정해!

그 짧은 시간 동안 눈에 보이는 세계를 아름답게 창조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이는 오직 전능함을 뽐내고 싶어 환장하는 하나님 한 분뿐이라는 거, 그것도 인정해주지!

그런데 말이야.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가 빠졌단 말이야.

천지를 창조하기 전에 이곳에 먼저 온 이가 있었단 말이야.

그게 누구였 나고? 그게 바로 나야.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냐고?

그거야, 자존심이 상해서 말하고 싶지 않지만 성경 속에 답이 있다네.

그래서 내가 처음부터 얘기하지 않았나?

성경을 말하지 않고는 내가 태어난 천국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고?


성경을 어떻게 믿냐고?

흐음~ 아주 좋은 자세군!

그런 바람직한 자세는 자네들이 나의 왕국에 들어올 때까지 반드시 유지하기 바라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네들이 믿든 믿지 않든 어쩔 수 없이 성경을 말해야 한다네. 성경만이 나의 존재를 아주 명확하게 얘기해 줄 수 있기 때문이지.

나에 대해 알려주는 방법이 성경밖에 없다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지만,

그래도 방법은 없다네.

자, 잡담은 그만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이 세상에 먼저 온 자가 나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고 하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듣게나.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창 1: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 거 같나?

자네들이 이해하기 쉽게 말해주자면

형태도 없고 텅 비어 있는 황무지를 상상하면 될 거야.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그런 황무지 말이야.

그런 황무지에 흑암이 있었다네. 그 흑암, 칠흑 같은 어두움이 바로 나일세.


왜, 나를 어두움이라고 부르냐고?

음, 그건 바로 내가 죽음의 시작이기 때문이지.

죽음의 시작이라면 내가 죽음을 만든 거냐고?

큭큭큭큭~ 죽음은 만들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네.

곧 창조의 영역이 아니란 뜻이지.


쉽게 말하자면 죽음은 하나님과 끊어지는 거라네.

끊어지는 순간, 나타나는 존재가 바로 죽음이라네.

내가 나의 고향이었던 하나님 나라에서 내쳐져서 이 땅 위로 쫓겨났을 때,

이미 죽음이 임한 거라네.

하나님 나라에서 쫓겨난 자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나니까,

그러니까 바로 내가 죽음의 시작이라 말할 수 있지.


생명의 원천이 하나님이라는 거, 자네들은 아는가?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 하나님이라는 거, 내 입으로 말하기는 싫지만 그 사실을 말해야 나, 곧 죽음에 대해 말할 수 있으니 어쩔 수 없군.

생명의 원천인 하나님과 끊어지면 더 이상 생명을 공급받을 수 없지.

그래서 죽음은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임하는 것이라네.

하나님 나라에서 쫓겨난 후, 난 하나님과 끊어졌다네.

그 분과 함께 있다면 죽음은 아예 없는 거지.

그래서 불행하게도 생명과 죽음은 공존할 수가 없다네.

어찌 됐든 나는 하나님과 끊어진 후, 자연스럽게 죽음, 다른 말로 흑암이라 불렸지.


하나님 나라에서 쫓겨나 황무지 같은 이 땅에 외롭고 고독하게 버려졌다네.

그 시간이 얼마나 두려움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는지 자네들은 상상도 못 할 거야.

아, 물론 나를 따랐던 내 친구들이 함께였지만 말이야.

그런데 문제는 그 녀석들은 참으로 믿을 수 없는 녀석들이라네.

지금은 내 앞에서 나를 왕처럼 떠받들고 경배하지만

언젠가 하나님을 배신한 것처럼 나를 배신할지 모르는 녀석들이라 하루라도 내가 발 뻗고 누워 있을 수 없다네.


미카엘이나 가브리엘 같은 믿을 만한 녀석들이 내 수하에 있다면 참 좋았을 텐데...

그 녀석들은 하나님이라면 목숨을 걸고 충성할 놈들이라 하나님 보좌를 함께 찬탈하자고 그렇게 꼬셔대도 끄떡도 안 하더군! 오히려 나를 잡아먹을 듯이 성을 내는 바람에 오히려 내가 주눅까지 들었지 뭔가? 특히 전쟁을 관장하는 미가엘 녀석의 눈빛 앞에서는 나도 어쩔 수 없이 떨리더군. 참, 재수 없는 녀석들이야.

이쯤에서 눈치 빠른 친구들은 눈치챘겠지!

내가 천사장이었던 미카엘과 가브리엘과 친구였다는 걸 말이야.


그래. 나는 나의 고향, 천국에서 흑암, 즉 죽음이 아니었다네.

나의 이름은 루시엘이었다네.

그 이름이 성경 속에 나와 있냐고?

아니, 나와 있지 않다네.

성경에 내 이름 석 자라도 나와 있으면 나야 가문의 영광으로 알고 살아갔겠지.

하지만 나는 호적에서 제명당한 자식처럼, 그 나라의 이야기를 증거하고 있는 성경 속에 이름 석 자 올려주지 않더군. 솔직히 엄청 서운했다네. 그렇다고 내 얘기가 완전히 빠져 있지는 않아. 비유를 통해 이야기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하나님께서 곳곳에 나의 이야기를 많이도 해놓으셨더구먼! 아, 물론 내가 듣기에 거북한 얘기로 가득하지만 말이야. 솔직히 치부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걸 좋아하는 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래도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비유로 된 이야기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인간들이 의외로 많더군. 성경 속에 기록된 얘기가 내 이야기인 줄 모르고 그냥 건성건성 읽어 내려가는 아둔한 자들, 그들 때문에 내가 많은 위로를 받는다네. 지금 내 얘기를 경청하는 친구들도 그런 친구들이기를 바라네.


다시 나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천사였다네.

그것도 천사장이었지. 천사장은 총 세명이었지.


찬양을 담당하는 천사장, 나, 루시엘.

좋은 소식을 전하는 천사장, 가브리엘.

그리고 아까 잠시 언급했던 하늘의 전쟁을 담당하는 천사장, 미가엘.


다, 나의 친구들이지.

그 녀석들도 뛰어나고 아름다웠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아름다웠지.

자, 지금부터 자네들이 동원할 수 있는 상상력을 총동원해보게.

혹시 천국에 열두 가지 보석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봤나?

그중 열 가지 보석으로 꾸며진 것이 나였다네.

완전한 아름다움으로 인(印) 쳐진 자, 그것이 바로 나였다네.

그것을 성경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지.

“인자야 두로 왕을 위하여 슬픈 노래를 지어 그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의 말씀에 너는 완전한 인이었고, 지혜가 충족하며 온전히 아름다웠도다.

네가 옛적에 하나님의 동산 에덴에 있어서 각종 보석 곧 홍보석과 황보석과 금강석과 황옥과 홍마노와 창옥과 청보석과 남보석과 홍옥과 황금으로 단장하였음이여 네가 지음을 받던 날에 너를 위하여 소고와 비파가 준비되었도다.”(겔 28:12~13)


그래 이게 내 모습이었어.

완전한 아름다움!

열 가지 보석으로 단장돼 하나님을 찬양하는 자!

소고와 비파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자!

천천이요 만만인 헤아릴 수 없는 천사들이 모두 모여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 모습은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지.


그렇게 시작됐어. 나의 반역은.

나도 하나님처럼 찬양받고 경배받고 싶다.

나의 아름다움은 완벽하지 않은가?

내가 하나님보다 못한 것이 무엇인가?

나는 찬양받기 합당하다.


사실, 나는 반역이란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네.

이건 반역이 아니지.

하나님의 자리, 그 보좌가 나에게 얼마나 합당한 자리인가?

나처럼 완벽한 신이 그 보좌에 앉아 통치자로 만방을 다스리겠다는 것이 무슨 반역이란 말인가? 그건 그냥 당연한 일일세. 그리고 그걸 굳이 반역이라고 표현한다면, 그건 바로 위대한 반역인 거지. 나는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려 했던 위대한 반역자라네.


난, 나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사랑했지.

나의 아름다움을 가장 빛나게 할 수 있는 곳!

그곳은 딱 하나라고 생각했어.

바로! 하나님의 보좌!

그래서 결심했지.


‘하나님 보좌에 앉으리라. 하나님같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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