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신들이여, 인간들을 미혹하라
#7 악마의 지상명령
우선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지상명령을 생각해봤지.
그곳에 답이 있더군.
나는 그 말씀을 토대로 다양한 신을 만들기로 했다네.
아, 물론 그 신들은 나와 함께 하나님 같이 되기를 꿈꾸던 타락천사들이지.
누구를 섬기든 그들은 다 내 부하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들을 섬기는 자들은 다 나의 백성이라네. 어떤 신을 섬기든 하나님 외에 다른 신들이면 다 내 소유물들이란 말일세.
솔직히 하나님만 창조주이시고, 우린 모두 피조물들이지.
하지만 상관없지 않은가?
어찌 됐든 우린 하나님 같은 신들이 아니던가?
하나님같이 된 우리들을 신처럼 떠받드는 인간들을 볼 때마다 내가 느끼는 만족감은
뭐라 형언할 수 없다네.
나의 목적은 단 하나!
인간을 하나님으로부터 영원히 분리시키는 것!
그래서 그들을 영원한 사망 길로 인도하는 것이라네.
나의 백성들을 나의 노예로 만들고 나를 주인으로 섬기게 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인간들에게 풍요로움을 약속하는 거였네. 다행히 나에게는 이 땅에서 풍요롭게 누릴 수 있을 만큼의 풍성한 재물이 있다네. 아, 물론 그것 또한 내가 인간들을 사로잡기 위해 만든 맘몬신 덕분이지.
인간들은 선악과를 따먹은 이후 소유욕이라는 탐욕의 노예가 되었다네.
그 탐욕의 노예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지.
나는 바알이라는 신을 만들었다네.
그를 주인님으로 받들기만 하면 풍요로움을 주겠다고 약속했지.
나는 본보기로 몇몇 이들에게 그 약속을 지켰다네.
그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바알을 주인으로 섬기는 자들이 많아지게 됐지.
나는 바알에게 명령했다네.
“바알이여 가라. 가서 인간들로 하여금 너를 주인으로 떠받들고 너를 찬양하게 하라.”
나는 돈의 신 맘몬에게 명령했다네.
“나의 부하, 맘몬이여! 가라. 가서 금은보석으로 그들의 눈을 멀게 하라.”
그밖에 온갖 잡다한 신들도 만들었지.
지극히 인간적이어서 인간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온갖 신들의 이야기, 신화로 이 땅을 전파하라. 그 신들의 이야기에 인간들이 더 이상 하나님을 보지 못하게 하라.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자들로 더 죄가 팽배하게 하라.
하나님을 떠난 죽음을 맞이한 원죄를 덮고 절대로 그 죄가 그들 앞에 보이지 말게 하라.
인간들을 더욱 칭송하고 찬양하여 그들 자신이 신이 되게 하라.
교만의 끝자락에서 그들이 신이 되었을 때 그들에게 내가 죽음으로 화답하리라.
모든 것이 허망하고, 고독하며 절대적인 외로움에서 치가 떨리는 고통이 무엇인지
내가 알게 하리라. 구원이 없는 반복되는 고통의 나락에서 어두침침하고 음습하며 타는 갈증으로 혀가 갈라져 물 한 방울이라고 혀끝에 닿으면 살 거 같은 갈망으로 그들을 더 목마르게 하리라.
나는 지옥의 왕!
어서 오라! 나와 함께 가자!
사랑하는 너희여! 그곳으로 내가 너희를 인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