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주얼 콘텐츠 제작 어렵지 않다

혼자 만드는 디지털 콘텐츠 Ⅰ

by 김민호

아무리 소셜미디어 혁명이 일어났다거나, 디지털 콘텐츠가 필수라고 해도 대부분 뉴스링크와 간단한 소개 글 정도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보통 홍보부서에는 디지털 콘텐츠 전담 인력이 없거나, 담당자가 있더라도 기존 업무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여전히 보도자료 작성이나 기자 관리, 모니터링 등 언론홍보가 전체 업무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Ditigal First)를 외치지만, 실제로 세컨드나 서드일 수밖에 없는 이들을 위한 간단한 디지털 콘텐츠 레시피를 소개한다. 이 글은 결코 디지털 콘텐츠 제작의 바이블이 아니다. 맨땅에서 고군분투한 한 홍보쟁이의 경험의 산물로 받아들여 주시길.


1. 카드뉴스 : OHP만 알면 제작 가능

포토숍의 레이어 개념만 알고 있으면 충분히 제작할 수 있다. 혹시라도 레이어를 모르는 분들이 있다면, 투명 필름이 여러 장 겹쳐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명 OHP 필름이다. 1980년대생이라면 학창 시절 OHP 필름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발표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MS 파워포인트의 수작업 버전인 셈이다.


다음으로 카드를 구성하는 사진, 폰트, 텍스트를 준비하면 된다. 사진은 직접 카메라로 찍거나, 인터넷에서 관련 이미지를 검색하면 된다. 저작권과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이미지 사이트를 활용하자. 만일 카메라와 사진에 문외한이라면, 윤광준의 <잘 찍은 사진 한 장>을 권한다. 왕년에 사진 좀 찍어본 형제자매가 있는 집이면, 서가에 꽂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비즈에서 연재된 <채승우의 사진공부>도 사진 초보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주옥같은 조언들로 가득하다.


폰트는 종류가 많다.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폰트만 수 십 개인데 무슨 폰트를 쓰면 좋을까,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폰트의 비밀>의 저자 고바야시 아키라는 “폰트를 고르는 데 어려운 규칙이란 없으며 폰트는 외형으로 고르면 OK”라고 말한다. 콘텐츠 분위기에 맞는 폰트를 고르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폰트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다면,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33가지 서체 이야기>를 권한다. 르네상스부터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서체의 흐름은 물론이고, 각 서체의 외형적인 특징, 역사, 용례 등을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텍스트다. 사실 모든 유형의 콘텐츠가 카드뉴스에 적합하진 않다. 먼저 리스티클이 카드뉴스에 잘 어울린다. 리스티클은 리스트(list)와 기사(article)의 합성어로 목록 형식의 기사를 말한다. 예컨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서른이 되기 전에 해야 할 10가지’, ‘오사카에서 꼭 가봐야 할 맛집 TOP 5’ 같은 식이다. 두 번째로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다. 총 길이는 15컷 내외가 적당하다. 모바일 콘텐츠는 길어서 좋을 게 없다. 하지만 짧더라도 한 편의 스토리로 완결되어야 한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사람들은 무언가를 얻어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인물 중심의 이야기가 효과적이다. 페이스북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열정에 기름 붓기>나 <스브스뉴스>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카드뉴스를 만나볼 수 있다.


SBS가 운영하는 '스브스뉴스' 카드뉴스 <출처: 스브스뉴스 페이스북 페이지>


2. 포토툰 : 사진과 웹툰의 컬래버레이션

다른 건 몰라도 이 두 가지만 기억하자. 첫째, 한 컷에 많은 텍스트를 담으려고 하면 실패한다. 과욕은 금물이다. 외면을 받는 포토툰의 특징은 말풍선 속 말이 지나치게 많다. 만화는 쓱쓱 넘기며 보는 게 제맛이다. 둘째, 혹여나 가르치려고 하지 말자. 교훈적인 내용은 교과서만으로 충분하다. ‘교훈’보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콘텐츠가 사랑받는다. 콘텐츠 타깃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소재만 짚어내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포토툰은 카드뉴스에 비해 고난도의 포토숍 실력이 요구된다. 잔뜩 겁을 먹었다면 긴장을 풀어도 좋다. 앞서 언급했던 레이어 개념에 딱 세 가지만 더하면 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바로 누끼, 필터, 자막이다. 누끼는 레이어 한 장으로 된 사진에서 원하는 인물이나 사물만 따내는 것을 말한다. 원래 누끼는 일본어로 ‘빼낸다’, ‘제외한다’는 뜻인데, 디자인 업계에서 관용적으로 쓰인다. ‘누끼 따기’는 디자이너마다 하는 방법이 제각각인 편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쉽게 익힐 수 있다.


필터는 인물이나 배경에 만화적인 효과를 줄 때 사용한다. 누끼와 마찬가지로 디자이너마다 하는 방법이 다르다. 여기에서는 한 가지만 소개한다. 일반 사진을 만화 배경으로 바꾸는 작업은 한 가지 필터만으로 어렵다. 먼저 사진을 흑백으로 바꾸고, 포토숍 상단 메뉴인 이미지 > 조정 > 포스터화를 누른다. 포스터화는 다양한 색을 4~5가지로 제한하여, 단순하게 바꿔주는 기능이다. 다음으로 사진 배경 중 일부만 선택한 후, 필터 > 픽셀화 > 색상하프톤을 클릭한다. 이제 만화방에서 보던 흑백 만화책 느낌이 날 것이다. 만약 복잡한 과정을 건너뛰고, 한 번의 터치로 해결하고 싶은 분들은 에버필터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된다. 미야자키 하야오나 신카이 마코토 애니메이션에서 봤을 법한 배경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막이다. 자막은 뭐니 뭐니 해도 예능 자막이 제일이다. 자막 제작 방법도 어렵지 않다. 포토숍 문자 도구에서 글자를 입력한 후, 레이어 > 레이어 스타일에 들어가보자. 색상 오버레이나 그레이디언트 오버레이 기능을 활용하여 다양한 색상을 글자 면에 입힐 수 있다. 또한 그림자나 외부 광선, 경사와 엠보스 기능을 이용하면 글자에 입체감을 줄 수도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모바일 영상 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