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뉴스 콘텐츠 실험의 역사
2004년,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04학번 대학생은 스포츠신문 대학생기자단에 지원했다. 현장에서 신문제작 과정을 익히고, 인맥을 쌓기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기성 언론인 중에는 스포츠신문 대학생 기자단 출신도 꽤 있었다. 2017년, 기자가 되고 싶은 17학번은 어디에 지원할까. 답에 가까운 보기는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일 것이다. 언론사도 아닌 구글에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글이 펠로우십 장학생들에게 언론사와 함께 모바일 뉴스 콘텐츠를 실험, 제작하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13년을 가로지르는 변화의 키워드는 '모바일'과 '실험'이다.
1. 새로운 뉴스 플랫폼 '모바일': "모바일은 영상"…텍스트보다 이미지, 이미지보다 영상
2. 모바일은 비주얼 '실험실'
-비주얼 비율을 높여라: 카드뉴스
-모바일 영상뉴스: 짧게 자막은 크게
-현장 생생함: 360도 VR뉴스
뉴스 플랫폼이 인쇄매체에서 모바일로 이동했다. 이제 오래된 이야기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해 뉴스를 본다. 지하철, 버스, 거리 어디에서든지 모바일 기기로 뉴스를 본다. 하지만 이동 중 기사를 읽는 건 쉽지 않다. 또 모바일은 스크린이 작을 뿐만 아니라, 종이와 다르게 텍스트에 오랫동안 집중할 수 없다. 그래서 모바일에서는 장문의 기사보다 이미지, 이미지보다 영상 중심으로 콘텐츠가 소비된다.
"모바일은 영상"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때문이다. 페이스북이나 버즈피드가 영상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제는 '모바일 퍼스트' 시대이며, 나아가 '비디오 퍼스트' 세상이다. 이에 따라 뉴스콘텐츠도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하지만 아직 정형화된 뉴스포맷은 없다. 수년 전부터 실험은 계속되고 있고, 언론사도 실험을 통해 배우고 있다.
모바일은 언론사들의 생존을 위한 비주얼 실험장이다. 2014년 무렵, 비주얼을 강조한 카드뉴스가 등장했다. 이미지와 문자를 결합한 카드 여러 장으로 이뤄진 뉴스포맷이었다. 모바일 환경을 고려해 이미지 비율을 높이고, 문자량을 줄여 가독성을 높였다. 하지만 뉴스가 연성으로 흐르고, 인물 중심 스토리텔링에 치중되는 바람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SBS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스브스뉴스'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카드뉴스를 중점적으로 제작했다. 이제 카드뉴스는 특정 언론사만의 시도가 아닌 보편적인 모바일 뉴스포맷이 됐다.
모바일 영상뉴스는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우리나라 '짧은' 뉴스의 효시는 (필자가 아는 선에서) SBS '오늘의 8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SBS8뉴스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스포츠뉴스 말미에 올림픽 명장면을 8초로 편집해 내보낸 것이다. 이 뉴스는 포털과 SNS에서도 게재돼 인기를 끌었다. 이에 앞서 2011년도부터 방송 3사를 중심으로 방송뉴스(리포트) 분량이 짧아졌다. 보통 1분 30초 내외였는데, 1분 10초까지 줄인 것이다. 이는 시청자의 이용패턴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해외에서는 나우디스뉴스가 있다. 2012년부터 모바일에 적합한 뉴스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재생시간이 짧고, 자막이 큰 게 특징이다. 이밖에도 BBC가 인스타그램에 1분 내외, 자막이 큰 영상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NBC뉴스는 "30 SECONDS TO KNOW"라는 타이틀의 영상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30초 안에 기자가 특정한 질문에 답을 하는 방식이다. 뉴스 핵심을 30초에 전달하는 것이다. 화면 왼쪽 상단에 숫자 카운트 장치를 두어 긴장감을 더했다. 이처럼 모바일에선 영상 재생시간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조건 짧은 게 전부는 아니다. 짧더라도 뉴스 안에 한 편의 스토리를 담아야 한다.
최근 주목받는 뉴스 포맷은 360도VR뉴스다. 뉴욕타임즈가 2015년 11월, 전쟁으로 고통받는 난민 어린이의 실상을 다룬 'The Displaced'를 제작해 선보였다. 2016년 11월부터는 매일 1개의 306도 VR뉴스를 제공하는 '데일리 360'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60도 VR뉴스는 스크린 밖 시청자를 뉴스현장 한가운데로 데려간다.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전해줘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 뉴욕타임즈가 VR뉴스 제작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간단하다. 새로운 플랫폼인 모바일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다.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뉴스포맷으로 입맛이 바뀐 독자들을 붙잡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