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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관에서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사주는 스케치만 보고 그림을 알아맞추는 과정

by 박흥수

우연히 배우 윤여정 씨의 기사를 읽었다(https://www.chosun.com/national/people/2024/10/06/PXCROC76GZGS5OY4SIVAVWHQLM/). 본인이 죽을 수도 있다는 점괘를 받은 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는 기사였다. 아마 사주의 흐름상 그 해에 굉장히 큰 일이 일어 날 것이라고 보여졌던 것 같고 점술가들은 그 큰 일이 사망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해가 75세가 되는 해였으니 큰일이라고 하면 본인의 부고 외에는 상상할 수가 없었나보다.

지인 변호사님 중에도 특정한 해에 사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분이 있지만 그분은 그 해에 개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 직장 생활을 마치고 개업을 한다는 것은 그분에게는 상당히 큰 일이었을 것이고 역술가는 그 큰 일을 사망으로 해석했었나 보다. 월급을 받는 생활은 끝이 나는 것이니 그리고 그 직장과의 연도 끝이 나는 것이니 죽음이 전혀 무관한 점괘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거의 30년 전에 시험을 낙방하고 군대를 갈 것인지 더 시험 공부를 할 것인지 답답하여 어느 철학관을 찾아간 적이 있다.


그 철학관에서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었는데 사주를 보러 온 손님의 사주가 나무고문 기술자로 나오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뭇꾼인가 아니면 약재를 달이는 한약방을 운영하느냐 라고 물어봤는데 둘 다 아니라고 대답하더란다. 결국 모르겠다고 자인하면서 직업을 물어보니 관광지에서 나무 잘린면에다 인두로 그림을 그려 파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법조인이나 의사는 귀수불심(鬼手佛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그것이 보인다고 했다.그래서 군대가지말고 계속 공부하라고 했다.


사주의 본질은 그림의 스케치만 보여주는것같다. 스케치만 보면 어떻게보면 나무를 그리려는것같고 달리보면 사슴을 그리려는 것 같다. 그래서 보는 자의 해석에 달려있다. 그러다보니 보는 자의 생각과 인품과 지식에 달려있다.


법률상담을 할 때마다 의뢰인 이야기만 듣고 승소확률을 점쳐줘야 하는 입장에서 내 입장 또한 사주를 보는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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