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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Nov 19. 2023

200만 원짜리 매트 시공해 놓고 왜 또 매트를 사지?

시공매트로 못 잡는 층간소음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이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매트입니다. 저희 집은 여러 번의 매트 변천사 끝에 '매트 시공'을 했습니다.  


기어 다니는 시절에는 4단 폴더매트 두 개로 버티다가, 아이가 좀 더 커서 걸음마를 할 때는 베이비룸도 만들어 봤고요. 여기저기 넘어지고 부딪히고 하다 보니 결국 매트시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아이가 뛰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 30개월이 되니 흥 많은 동동이가 집 안에서 뛰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 뛰기 시작하면 어른이 쫓아가기도 힘들다...


집 안에서만 뛰나요? 집 밖에서도 뜁니다. 마치 한 마리 다람쥐 같습니다. 분명 모든 애들이 이렇게 뛰어다니지는 않을 겁니다. 중요한 건 동동이는 뛴다는 겁니다.


그동안 시공 매트가 있으니까 좀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돈을 들인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지요.


그런데 아랫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너무 시끄러워서 교대근무로 일하는 할아버지가 잠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 이걸 어쩌면 좋은가.




일단 동동이 방에 있는 놀이방 매트를 좀 더 보강했습니다. 놀이방 매트를 깔고 남는 틈새까지 꽉꽉 채워 봤습니다. 이러면 좀 낫지 않을까 하고요.  


덕지덕지 메꾼 동동이 방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시공 매트가 깔려있는 거실과 복도였습니다.


동동이가 평소처럼 신이 나서 로보카 폴리 변신을 하면서 거실에서 복도까지 쿵쿵 쿵쿵 뛰어가는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바로 전화가 울렸습니다. 아... 시공 매트 아무 소용없구나.




시공매트 아무 소용없음.


제가 시공한 매트는 2cm TPU 매트입니다. 자그마치 200만 원 이상의 돈을...(또르르) 주고 시공한 매트이죠. 발망치 소음은 잡을 수 있습니다. 맨발로 다녀도 적당히 폭신해서 좋았고요.


하지만, 3살짜리 아이가 좋아서 방방 뛰는 소음은 절대 막을 수 없습니다. 적어도 4cm 이상은 되어야 소음을 잡아줄 수 있다고 해요.




매트 시공하기 전에 4cm짜리 거실 매트를 사용했었거든요. 그걸 당근으로 10만 원에 팔아버리고 시공매트를 깐 건데. 이번에 다시 거실 매트를 사게 되었습니다. (또르르르르... )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둘걸. 집에 그냥 두고 그 위에서 놀라고 할걸. 나는 왜 그걸 팔아서 또 새로운 매트를 사고 있나.


매트 값은 좀 비싼가요? 거실 바닥을 덮으려면 20 ~ 40만 원은 들여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 집 바닥에 깔린 돈만 300만 원이 될 것 같아요.




우울한 마음으로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는데 양평에서 만났던 선생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처음에는 아파트에 들어갔다가 전원주택을 짓고 양평에 살고 계세요. 동동이 보다 한 살 많은 딸이 하나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너무 부러운 거예요. 우리가 전원주택에 살았더라면 동동이는 집에서도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건데.


친정집이 전원주택이거든요. 동동이가 외갓집에 놀러 가면 아무도 뛴다고 뭐라고 하지 않아요. 다만 뛰다가 다치는 것만 걱정할 따름이죠.


아이들이 뛰는 것이 정말 잘 못된 일일까요?


저는 30개월 동동이에게 뛰지 말라고 말하고 혼내고 스트레스를 줘 가면서 솔직히 너무 미안했어요.


사실은 뛰는 아이는 잘 못이 없는데. 애초에 공동주택에 집을 마련한 엄마 아빠 잘 못이죠. 그냥 이사 가면 되는 건데. 1층으로. 전원주택으로.


신혼 때는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요. 그냥 어른 둘이서 조용조용 걸어 다닐 줄 알았지 뭐예요.




오늘 마트에서 샤인머스캣 한 박스를 사고 또 집에 와서 구구절절 새로운 4cm 매트를 구입했다고 아래층에 드릴 편지를 썼어요. 쓰면서 속상하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겹치더라고요.


다음번에 이사가게 되면 꼭 한 번쯤은 1층이나, 전원주택에 살아보고 싶어요.


그래서 바닥에 매트 까는 돈으로 맛있는 거 먹고 즐거운 경험을 하면서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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