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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Dec 23. 2022

산부인과에서 확진자가 나오다

코로나에서 버틴 임신, 출산, 육아의 시간들

12월 말 구로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와 산모, 산후조리원 종사자가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그 이후 산후조리원 종사자에게 코로나 전수 조사를 하는 지역도 있었지만 우리 지역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 


조리원에 갈 예정이었고 예약도 일찌감치 다 해놓은 상태였다. 이때 맘카페는 난리가 났는데 어떤 사람은 조리원에 안 가고 도우미도 안 부르고 그냥 혼자서 아기를 보살피기로 했다고 한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어디 사는 누군지도 모르는 산후 도우미가 집에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찝찝하기 때문이었다. 


그 이야기를 보기는 했지만 아기와 둘이 집에 남는 것은 더 심각한 일인 것 같아서 이미 예약한 산후조리원을 취소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추천받을 수 있는 도우미가 있는지 조금씩 알아봤다.      



막달에는 산부인과 진료를 거의 매주 하게 되는데 산부인과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간호사가 확진되었고 접촉한 의사 선생님들이 모두 2주 동안 휴진에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간호사는 출산이 임박한 산모들은 다른 병원으로 인계해준다고 말했다. 나는 막달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출산이 임박한 상황은 아니었다. 


진짜로 그 주에 출산해야 하는 산모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갑자기 다른 병원에 가서 다른 의사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 걸까. 그렇게라도 되기만 하면 다행이었다. 


일부 병원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하면 자기네 병원으로 옮기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또 코로나 확진이 된 산모가 아기를 낳을 병원이 없어서 구급차를 타고 빙글빙글 돌다가 결국 차 안에서 출산을 한 일도 있었다. 아기를 낳는 일만으로도 위급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 여기에 코로나까지 겹치니 불안감이 더해졌다.      




산부인과 위에 있는 조리원도 문을 닫았다고 했다. 따로 조리원에서 확진자가 나온 건 아니지만 간호사랑 접촉했을 수도 있으니 산모도 신생아도 모두 집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느낌이었다. 과연 제대로 아기를 낳을 수는 있을까. 


조급한 마음에 인천지역 맘카페에 들어갔지만 다른 산모들은 걱정이 안 되는지 우리 산부인과에 대한 어떤 글도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적어서 올린 후에야 같은 병원에 다니는 산모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나보다 출산 예정일이 일주일 빠른 산모는 자기가 아는 내용을 알려주었다. 우리는 카톡 아이디를 공유했고 그 뒤로도 종종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무사히 아기를 낳을 수 있을까. 


다음이야기.. 출산 : 끝일 줄 알았는데 이제 시작이네.

 

*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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