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세차에서 지켜야 할 세 가지 1. 사이드미러 접기 2. 중립[N]에 기어놓기 3. 브레이크에서 발 떼기
아... 이건 하소연이다.
방금 주유 하고 자동세차를 하고 왔는데
내 마음을 아프게 했기에.
운전한 지는 2년 정도 됐고 그동안 자동세차를 안 해본 것도 아닌데 오늘 아저씨한테 된통 혼이 났다. 그 이유는 내가 저 3가지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단 사이드 미러는 잘 접었다. 아저씨한테 카드랑 주유 영수증도 제대로 전달했다.
그런데 그다음이 문제였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데 기어가 [D]에 가있었다.다행히도 액셀을 밟은 게 아니어서 차는 슬슬 굴러갔고 나는 다시 브레이크를 밟았다.
아저씨가 차를 사정없이 두드렸다.
"에이!! 지금 드라이브에 놓으면 어떻게 해! 뒤로 뒤로"
후진 기어를 놓고 다시 차를 제자리에 맞췄다.
아저씨는 창을 내리라고 하더니 나에게 말들을 쏟아부었다.
"아니, 여기에서 앞으로 가면 다 박는 거야. 앞에 이거 다 박으면 어떻게 할 건데!"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입으로는 미안한 마음에 웃고 있었다. 아저씨의 말을 듣느라고 정신이 없어진 나는 그다음 실수를 하나 더 해버렸다. 이번에는 앞으로 가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에, 기어를 중립[N]으로 놓고 브레이크를 꼭 밟고 있었던 것. 아저씨는 그 사이 기계를 작동했고 다시 소리쳤다.
"아니, 브레이크!! 브레이크!!"
그제야 나도 모르게 밟고 있던 브레이크를 뗐다.
아, 자동세차가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세차장에 기계가 우웅- 돌아가는데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원래 바보였나, 아니면 오늘만 좀 그런 건가.
세차장에서 초록신호를 보자마자 부리나케 밖으로 빠져나왔다. 혹시나 세 번째 실수를 해서 출발 신호마저 못 볼까 봐 그랬다.
빨간불에 멍하니 서 있는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러고 보니 이틀 전에 공무원 연금 대출이 성공해서 너무 기쁜 나머지 주차장에서 기둥을 나 혼자 긁었다. 그전에는 비보호 좌회전에 아파트로 들어오려다가 직진하는 차들을 못 볼 뻔한 적도 있다.
아, 왜 이러는 걸까. 무슨 정신으로 다니는 걸까.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고 살고 싶다. 차라리 글이라도 잘 써서 '저 사람은 글 쓰느라고 다른 걸 잘 못해.' 그런 소리라도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