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유럽의 작은 도시를 걷다

니스에서 코트다쥐르까지, 3월의 유럽이 건네는 말

by 가글

비행기가 니스 코트다쥐르 공항에 내려앉는 순간, 창밖으로 지중해의 파랗고 얕은 빛이 들어왔다. 3월 초였다. 한국에서는 아직 목도리를 두르고 다니던 시절이었는데, 남프랑스의 공기는 이미 봄의 온도를 품고 있었다.


니스 구시가지 - 비유 니스(Vieux-Nice)의 골목은 파스텔 빛 건물들이 좁은 길 사이로 빽빽하게 들어선 곳이다. 이탈리아의 리구리아 해안과 맞닿아 있어서인지, 프랑스임에도 피자와 소카(Socca)가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오전 열 시쯤 골목 안 시장이 열리고, 가게마다 라벤더와 올리브 오일이 쌓인다. 관광객이 아직 몰려들기 전, 그 짧은 아침의 고요함이 여행의 진짜 맛이다.



작은 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

파리는 위대하다. 그러나 파리에서는 피곤하다. 인파 속에서 루브르를 보고, 에펠탑 앞에서 줄 서고, 카페에서는 누군가의 팔꿈치에 치인다. 반면 유럽의 작은 도시는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니스에서 기차를 타고 20분이면 닿는 에즈(Eze)는 절벽 위에 중세 마을이 통째로 얹혀 있다. 지중해를 발아래 두고 걷는 골목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물어보고 싶어질 만큼 자연스럽다. 봄이면 선인장 꽃이 피고, 좁은 담벼락엔 이름 모를 덩굴이 올라온다.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는 세잔의 도시다. 그는 생트빅투아르 산을 평생 그렸고, 지금도 그 산은 시내 어디서든 보인다. 세잔이 그림을 그리던 작업실은 아직 남아 있고, 관람객은 하루에 몇 명 안 된다. 느긋하게 들어가 그가 앉았을 자리에 서보는 것만으로 여행의 반은 끝났다.



봄의 유럽이 건네는 것

3월과 4월의 유럽 소도시는 아직 성수기가 아니다. 호텔은 여유 있고, 레스토랑엔 빈 테이블이 있고, 박물관 앞 줄은 짧다. 기온은 15~20도 사이를 오가며, 얇은 재킷 하나면 하루 종일 걸어다닐 수 있다.


프랑스 남부 뿐 아니라 이탈리아의 친퀘테레, 포르투갈의 신트라, 스페인의 세비야도 봄이 가장 아름답다. 관광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으면서도, 여름의 혼잡함 없이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계절이다. 유럽여행 준비물 목록은 이 글에서 확인해두면 좋다.


소도시 여행에서 기차는 이동 수단이자 경험 그 자체다. 창밖으로 포도밭이 지나가고, 해안선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빠른 TGV보다는 지역 열차를 타는 편이 훨씬 많은 것을 보여준다. 유럽 기차 여행 완벽 가이드를 미리 읽어두면 환승과 패스 선택에서 헷갈리지 않는다.



루트를 짜지 않는 여행

유럽 소도시 여행의 묘미는 계획 없이 걷는 데 있다. 지도 앱을 닫고 일단 구시가지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다. 막히면 돌아가면 된다. 어차피 유럽 구시가지는 대부분 걸어서 한 시간이면 한 바퀴다.


골목 안의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장을 보러 가는 할머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아이, 테라스에서 신문을 읽는 노인. 그 장면들이 어떤 유명 관광지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


니스에서의 마지막 오후, 프롬나드 데 장글레를 따라 해변을 걸었다. 자갈 해변에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봄의 유럽 소도시는 서두르는 사람에게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고. 느리게 걷는 사람에게만 골목이 열리고, 소리가 들리고, 빛이 들어온다고.



다음 봄, 어디로 갈 것인가

유럽 소도시 여행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루트가 있다. 니스를 거점으로 에즈, 모나코, 망통을 당일치기로 돌고, 기차로 마르세유와 엑상프로방스를 연결하는 5박 7일 코스다. 비용도 파리 단독 여행보다 오히려 저렴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바다와 산과 역사가 한꺼번에 담긴 이 지역은, 한 번 와본 사람들이 반드시 다시 찾는 곳이다. 세상엔 아직 모르는 작은 도시들이 너무 많다. 다음 봄도, 그 골목 어딘가에 있고 싶다.


여행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베트남 다낭 여행 완벽 가이드도 함께 참고해두면 다양한 선택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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