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보는 일이 많아졌다. 삶의 고단함 때문인지, 갑자기 생긴 여유 때문인지는 알지 못하겠지만 흘러가는 구름과 하늘에 넋을 잃어버리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가끔 하늘도 보고 살아야지, 라고 말하는 너의 말이 귓가에 맴돌아서일까.
그날은 우리만의 여행을 떠난 날이었다. 한적한 고산지대인 탓인지 밤에도 고요함이 흐르고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았다.
새벽 4시경.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깨어 하늘을 보니 도시에서는 수많은 불빛들 사이에 감춰졌던 별들이 보였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고 감탄사를 멈출 수가 없었다. 이 장관을 나 혼자 보는 게 너무 아쉬웠다. 곤히 자고 있던 너를 흔들어 깨웠다. 밖에 별들이 너무 아름답다고, 비몽사몽 잠에서 깬 너와 함께 별을 보고 있자니, 여행을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 별보다 잠이라며 서둘러 들어가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아쉬운 마음인지, 섭섭한 마음인지 모를 것이 생겼다.
요즘 세상에 별들을 볼 수 있을까 싶다가도 너희는 그대로인데 변해버린 건 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코로나 때문이 아닐지라도 건물과 건물 사이, 불빛과 불빛 사이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숨과 숨 사이에도 거리가 필요한 게 맞았다. 그래야 더 또렷이 보일 테니까.
별 세 개가 나란히 있는 게 오리온자리인지,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금성인지 북극성인지 잘 모르겠는 것처럼,
내가 모르는 건 비단 별자리뿐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