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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이 Nov 11. 2022

마음도 요일을 타네요.


카페 문을 열기도 전부터 문밖으로 커피 향이 새어 나온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신 것도 아닌데 벌써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다. 진열장에 진열되어있는 형형색색의 각종 케이크와 샌드위치, 마카롱이 눈에 띄지만 요즘 내가 꽂혀있는 원픽은 초콜릿 스콘이다. 스콘을 알기 전에는 저 딱딱해 보이는 음식을 왜 먹지라고 외면했는데, 우연히 한번 맛본 스콘은 단단한 세모난 조각을 살짝 잡아 부수면 떼어지는 조각들과 흐트러지는 부스러기들이 손에 묻어나 스콘 조각들과 부스러기를 춥춥 털어먹는 재미가 있다. 일반 쿠키보다는 바삭하고 촉촉하게 박혀있는 초콜릿이 녹으면 입안에서 쓰디쓴 커피를 중화시켜주는 듯하다.   

   

네모난 틀 밖으로 보이는 수많은 자동차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일요일 오전 커피숍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은 새삼 낯설다. 평일에는 볼 수 없는 여유로운 운전들. 빵빵거리는 소리는 주말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마음의 여유도 요일을 타는가 보다.      


내가 앉은 자리 맞은편으로 커플이 앉아있다. 데스크톱을 펼쳐 놓고 예능프로그램을 보는 듯하다. 순간순간 빵빵 터지는 웃음소리와 큭큭 거리며 참으려는 웃음이 간간이 들리는데 화면을 같이 보는 것도 아닌데 나도 왜인지 모르게 웃음이 자꾸 새어 나온다.      



일요일은 이런 게 아닐까. 여유가 느껴지는 그런 날. 

조금 느려도 괜찮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한 날. 

커피 한 잔의 여유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날.      



아. 내일 출근하기 싫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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