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는 법

by 나무

4년 전 희망퇴직의 악몽을 가끔 꾼다.


2주 동안 매일 30분~1시간 중역실에서 이루어진,

처음에는 달래다가 나중에는 협박으로 이어진 퇴직 면담.

벽 보고 앉아 있게 하겠다는 둥

벽 보고 있는 동안 일은 하지 않으니 근무태만으로 희망퇴직금도 못 받고 권고사직으로 쫒아 나겠다는 둥

네가 나가기 싫으면 다른 나갈 사람을 데려오라는 둥


난감하게도 내가 회사를 나가야 할 이유가

어리고 쉽게 재취업할 수 있어서라고 했다.


계약직 세월을 버티고 정규직이 된 첫 해,

회사와 함께할 기대와 꿈이 무너지고

그들의 성화에 몸뚱이만 남은 나는 시커먼 장작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이 말한다.

버티는 것도 능력이라고,


결국 희망퇴직은 육아 휴직이거나 육아 휴직 예정인 언니들의 몫으로 떨어졌다.


오늘도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부산 떠는 내가 능력 있는지 의심스럽다.


회사 다니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심심한 어른이 되어버려서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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