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친구가 있다.
30년 동안 내 인생을 지켜봐 온 친구,
그 친구는 몇 번의 고비를 넘어서 재단에 취업했다.
원하던 직장이었지만
감정 기복이 심한 친구의 팀장은,
매일 팀원들에게 소리 지르고 화내는 일로 하루를 보낸다.
늘 잘 웃던 친구였는데,
맨 처음에 분노하던 친구가
말수가 줄더니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팀원 중에 한 명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팀장을 신고했고
친구도 불러가서 인터뷰를 했다.
친구의 핸드폰 속에는 그동안 팀장이 해 온 폭언과 친구를 자르겠다는 협박이 녹음되어 있었지만 친구는 인사팀에 말할 수 없었다.
팀장은 인사팀 팀장과 동기였다.
결국 신고한 팀원이 다른 팀으로 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 친구는 울고 싶었다.
고발하고 싶었지만 고발할 수 없는 자신을 보며,
도망가고 싶었지만 출근해야 하는 자신을 보며,
아무런 감정 없이 눈치만 보는 자신을 보며,
친구는 짓밟히고 사라졌다.
메말라버린 친구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그 팀장을 고발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지만,
친구는 그저 하늘만 바라본다.
그때 알았다.
친구는 다시 일거리를 찾아서 길거리에 헤매는 자신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는 것을,
난 친구의 손을 잡아주었다.
부디 내 작은 온기가
네가 어느 곳에 서 있던지 나는 응원할 것이라고,
네가 다시 세상 밖에 내몰린데도
늘 너의 옆에 내가 서 있을 것이라고 알려 주기를......,
그러니 부디, 무서워하지 않고 너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
다시 환한 웃음을 품고 너의 색깔로 반짝였으면 좋겠다.
다른 팀으로 발령 난 팀원이 노동부에 고발했고
노동부 사람들이 나와서 다시 인터뷰를 했다.
결국 그 팀장은 징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