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했던 것 기억나?
엄마, 내가 죽으면 내 장례식은
결혼식처럼 화려하게 해줘.
나는 국화는 싫어. 엄마가 좋아하는 장미랑,
내가 좋아하는 프리지아로 하자.
꼭 음악을 틀어줘,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나, 힙합이나, 재즈로.
장례식에 오면 조문객들이 왁자지껄 해야한다는데, 나는 그 사람들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날 보러 와서 우는 것도 싫어. 그러니까 내가 살아온 삶이 행복했던 것처람 마지막 가는 길도 꼭 나처럼, 그렇게.
내가 쓰는 글도 보게, 전시회도 열어줘.
입구에 조의금을 넣으면 티켓을 주고,
마지막에 내 사진을 넣고 앞에 꽃을 두고
절을 받아, 엄마.
그리곤 나를 아는 사람들이 "꼭 그 사람을 닮은 장례식이네요"나 "어쩜 마지막까지 그사람답네요"했으면 좋겠어.
부조금은 엄마 다 가져. 그래서 갖고 싶다던 옷 사. 아빠 용돈도 주고, 희재 책값이랑 간식 값도 줘. 유자 맘마랑, 화장실 모래랑, 간식도. 유자 간식은 너무 많이 주진 말고.
그래도, 그래도 엄마. 내가 엄마보다 먼저 가는 일은 없도록 할게. 그러니까 엄마도 건강하게 오래 나랑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