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름발이 신사에게 조차
있는 힘을 다 해 뛰었다.
무언가에게 도망치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
무언가를 쫓기 위해서 이기도 했다.
그런데 뛰면 뛸 수록 닳는 건 땅이 아니라
나의 두 다리였다.
뛰다가, 뛰다가 문득 멈춰 섰을 때
길었던 다리가 어느새 짧아져 있었다.
짤막한 다리로 버둥버둥 뛰어봤지만
저기 앞에 가는 절름발이 신사조차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난 결국 인정했다.
난 내가 원하던 걸 얻지 못했고,
잡히기 싫었던 절름발이 신사에게서
뒤쳐졌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인정하고 나니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답은 아니오였다.
자리에 주저 앉아 하늘을 쳐다봤다.
아아, 이 거였다. 내가 원하던 거,
그토록 그리워 하던 것,
나의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