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JuBe Jun 01. 2020

미국 여행 실패기

인생사 새옹지마, 진인사대천명

 대부분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이야기 많다. 하지만 난 나의 실패 스토리를 풀어내려 한다.


 난 2020-1학기를 휴학하고 미국 여행을 꿈꿨다. 미국 여행은 나의 오랜 염원이기도 하였다. 영화 'LALA LAND'와 '터미널'에 깊은 영감을 받아, 반드시 젊은 나이에 미국 한 번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늘 품어왔다. 그리고 올해가 가장 최적기라는 생각에 작년부터 미국 여행을 준비했다. LA에 가서 '터미널'처럼 공항에서 노숙하면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비즈니스맨들에게 인생 인터뷰를 하고 싶었고, LALA LAND 촬영지에 가서 미국 분위기를 흠뻑 즐기고 싶었다. 2주간의 LA 생활을 체험하고 1주는 뉴욕으로 건너가 증권가 샐러리맨들의 바쁜 라이프 스타일과 다인종 다문화의 삶을 체험하고 싶었다. 딱히 비자 결격 사유도 없고, 시간이나 금전적인 부족함도 없기에 나의 미국여행은 성공리로 마무리할 줄 알았다. 미국 여행 성공은 너무나 확신이 가득차, 작년 11월 달부터 미리 달러로 환전을 다 마치고, 달러를 그냥 묵혀두기보단 해외주식에 투자하여 돈을 더 굴려보자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인생은 한치 앞도 모른다고 갑작스레 전세계적으로 COVID-19이 불었다. 이 사태로 인해 미리 환전하여 굴리고 있던 해외주식은 30%가 증발했다. 또한 한 종목은 회계분식 사건이 발생하여 다음 날 눈 떠보니 주식 가치가 85% 사라져 있었다. 정말 암담했다. 코로나 사태로 미국 여행은 잠정 무기한 연기되었고, 학생 신분의 큰 돈을 날렸으니... 미국 여행 간다고 학교까지 휴학신청 했는데 난 이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눈 앞이 캄캄했다. 한 동안 심리적으로 무척 힘들었다. 마땅히 하는 일도 없으니 무기력한 늪에 하루하루 깊이 빠져들고 있고 있었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하고 싶을 때 하고. 다시 영화 '터미널' 과 'LALA LAND'를 여러 번 돌려봤다. 그 안에서 해답을 찾았다. '꿈꾸는 청년들아,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 속에서 좌절에 포기하지 말고 다시 한번 일어나' 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미 디프레스한 난 '내가 무슨 꿈이 있어.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꿈도 없고 의욕도 없는데.'라고 대답하면서도 내심 기운을 차렸다.


영화 'LALA LAND' 내용 일부분

 미국 여행 실패를 과감히 인정했다. 그리고 뭐든 도전했다. 자유 주제가 가장 어렵고 '아무거나'라는 말이 가장 주저하게 된다. 나도 여러 번 주저 했다. '어떤 것부터 도전해야 할까? 어떤 것이 도움에 될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저걸 너가 왜 해?" 라고 생각 드는 모든 것에 다 배워보기로 했다. 칵테일 만들어 보는 조주기능사도 따보고, 사진에 대해 공부하여 사진기능사도 따보고, '앞으로 난 뭐 해먹고 살까?' 라는 인생에 대한 깊은 고찰에 빠졌다. 내가 희망하는 진로에 대해 잘 몰라서 대충 어렴풋이 들은 일들에 대해 시도했다. 그러면서 실패의 아픔을 회복했다. 누군가에겐 우스운 이야기일 수 있다. "난 사업도 망해봤는데 고작 미국 여행 못 가본게 무슨 실패라고. 호강에 겨웠네."라고 말할 수 있다. 반박할 순 없는 이야기다. 매번 호강에 겨웠다 보니, 실패의 아픔도 몰랐고, 호강이었다는 것도 몰랐다. 그 덕에 '내가 호강스런 나날도 보냈구나'라고 생각도 할 수 있다. 무료하고 재미없던 일상. 행복을 되찾기 위해선 적절한 실패도 필요한가보다.



ps.

LA에서는 지금 인종차별 문제로 폭동이 일어났던데 2주간 노숙자 행세하며 다녔다가는 신변에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겠다. 쫄딱 말아 먹었던 주식은 다시 크나큰 수익실현을 해서 다 복구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