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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JuBe Aug 18. 2020

유기견 보호시설 가보신 적 있나요? (上)

도베르만 키워요. (Chapter. 13) - 지옥에서도 희망은 피어난다

 안녕하세요. 9년 차 도베르만 견주 JuJuBe라고 합니다. 오늘은 도베르만에 관한 주제가 아닌, 유기견 보호시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특정 단체를 옹호 및 비난할 목적이 없기에 구체적인 장소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또한 다소 눈살을 찌푸리는 이야기와 사진이 있을 수도 있으시니 이 점을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봉사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힘든 사람이 난데, 내가 누굴 도울 형편인가?' , 또는 '자기만족감을 채우기 위해 하면서 남을 위한 척은 무슨. 위선적이야.' 라며 생각했죠. 봉사단체라며 기부금을 삥 뜯는 양아치들도 많고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지'라며 세상을 잿빛으로만 바라보는 색맹이었어요. 하지만 그런 제가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봉사의 계기는 저한테 쌓여있는 마음의 짐을 덜고자 그 수단으로 유기견 보호시설 봉사를 선택했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제 마음에는 대추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한 마음이 컸어요. 제가 대추를 여타 다른 도베르만 녀석들보다 좋지 못한 환경에서 키운 것만 같았어요. 다른 집 도베르만들은 유기농 사료 먹고, 넓은 정원에서 맘껏 뛰놀고, 주변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해 준 반면, 저는 그렇지 못했으니깐요. 외형적으로도 단이를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했어요. 도베르만의 정체성이 쫑긋 세운 귀지만, 대추는 단이를 하지 않아 스탠다드한 도베르만의 외형을 지니지 못했거든요. 그런 마음의 짐을 평생 짊어지고 살다가, 갑자기 사건이 터졌어요. 대추가 자궁축농증이 심각해서 수술을 해야 하고, 더 이상 살 수 있는 희망이 없다.라는 시한부의 판정을 받았죠. 당시 제가 타지에 나가 있어 심리적으로도 불안하고 힘들었거든요. 그런 불안한 마음을 술과 같은 유흥에 빠져서 잊기보다는 나 스스로를 보다 발전시키고 건전하게 잊을 방법이 없을까? 생각한 것이 유기견 봉사였습니다. 보호시설 내 유기견들을 바라보면, 스스로 생각하기를 그래도 우리 대추 녀석이 무지개다리를 건너도 보호시설 녀석들보다는 대추 니 녀석이 우리 집에서 더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니 넌 복에 겨운지 알아라.라는 자기 위로였죠. 그리고 일이 고되다 보면 잡념이 사라지니 나에게 탁월하다 생각한 것입니다. 즉, 저 스스로의 멘탈 회복을 위해 선택한 일이죠. (저 같은 사람이 위선적인 겁니다.) 


 작년 무더운 여름날 방진복, 방진마스크 등을 풀장착하여 일손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맡은 일은 용변 치우기 + 마사토 정리였습니다. 이 더운 날에 땀 뻘뻘 흘리며 삽질하고 개똥 나르는 거에 대해 봉사 시작 15분 만에 후회했습니다. 그냥 집에서 시원하게 에어컨 켜놓고 맥주 마시며 게임이나 하면 될텐데,,,,라며... 하지만 반대편 목욕 및 미용팀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저기 조가 아니라 다행이다.. 생각하며 묵묵히 삽질을 시작했습니다. 보호시설에 있던 녀석들은 대부분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녀석들이 많아 일이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습니다. 머 하나 하려고 하면 애들이 우르르 따라다니거든요. 그렇지만, 저는 녀석들에게 인기가 없어서 아주 수월하게 삽질할 수 있었습니다. 녀석들 덕분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죠. 제가 위선자처럼(???: 저 같은 사람이 위선적인 겁니다.) '나 봉사했슈'라며 인증샷을 남기 위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일을 도와드리기 위한 것이 사진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제 첫 봉사이기에 추억을 남기고 싶어 몇 장 찍어보았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기억을 회상해보죠.

진짜 개 더웠습니다.

  보호시설 내 녀석들은 학대와 버림받으며 상처가 많은 녀석들입니다. 그렇기에 저마다 각자의 사연이 있더라고요. 이 녀석의 경우 주인에게 학대를 받았습니다. 주인이 쇠꼬챙이로 녀석의 눈을 찔렀다고 하네요. 그래서 녀석은 사람에게 겁을 먹어, 다른 녀석들과 다르게 사람의 접촉을 꺼립니다. 그러나 처음에 올 때보다는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고 하네요.

오른쪽 눈이 불편해 보였어요.

  반면 이 녀석은 앞서 학대받은 녀석의 형제입니다. 녀석의 경우 학대의 아픔을 금방 씻어내고, 인기 없는 저에게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 애교도 많이 피웠습니다.

애교쟁이더라구요.

 시설 관리자님께서는 정말 녀석들을 사랑해주시고, 좋으신 분입니다. 100마리가 넘는 녀석들에게 하나하나 전부 이름 붙여주시고 돌봐주십니다. 하지만 보호시설 환경은 턱없이 열악합니다. 모든 녀석들을 사랑으로만 수용하기에는 공간이 협소합니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지 못한 녀석들은 다른 녀석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줘야 합니다. 그렇게 푹푹 찌는 지옥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으며 하루하루 버티는 녀석들이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실낱의 희망을 찾는 녀석들은 존재합니다. 우리가 이름 모르는 천사 분들이 많이 구제해주시죠. 그리고 그러한 천사 분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많이 존재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건너가 행복하게 지낼 녀석들을 상상하니 마음 한편으로는 뿌듯했습니다.(마음에 조금의 감동은 지녔어요.)



(下)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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