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봤는데 내 취향이 아니야’라고 생각했다면 취향을 바꿔드릴게요
https://brunch.co.kr/@gmr46/30
‘라라랜드 봤는데 내 취향이 아니야’라고 생각했다면 취향을 바꿔드릴게요. (5편)
겨울은 춥죠.
라고 적고 5편을 끝내려고 했는데, 그건 쫌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계속 써봐야죠,,,,1편에 1 계절씩 쓰려고 했는데….
파리에 건너간 미아는 5년 후 성공한 여배우가 되었고, 파리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하여 자녀를 두게 되었습니다. 미아는 남편과 외식을 나갔고 재즈에 홀려 우연히 따라 들어간 곳이 셉의 재즈클럽이었죠.
셉과 미아는 서로를 알아보았고, 셉은 또 한 번 더 미아와 우연히 처음으로 만났던 테마곡을 연주하며 이후 메들리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과거 둘의 회상, 그리고 서로의 가정과 상상을 펼쳐요. 셉의 재즈클럽을 나서는 서로의 눈빛 교환에 복잡 미묘한 감정이 섞이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진짜 마지막 엔딩 메들리 곡에서 엄청 엄청 많은 감정이 나도 교차되고 감동적이었는데. 그 전달력이 글로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게 아쉽네요. 그러니 꼭 영화로 다시 보기를!
앞서 영화의 ost와 카사블랑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조금 더 설명하고 작품 감상 총평해보죠.
오프닝 곡에 대해 조금 설명하자면, 'Another Day of Sun'은 영화의 프롤로그를 담당합니다. 출근길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한 여자가 갑자기 차에 내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자 이후 다른 이들도 그 여자의 노래에 자연스럽게 받아치며 노래에 녹아들어 함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죠.
'Another Day of Sun'은 1절은 여자 2절은 남자 그리고 훅은 다 함께 부릅니다. 여기서 1절 여자를 부르는 여자는 노란색 드레스를 입었고, 2절의 남자는 셔츠와 넥타이를 맨 모습이 마치 영화 포스터에서 미아와 셉을 연상케 하죠.
그리고 1절에서 여자는 배우가 될 것이라고 2절에는 남자는 음악을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훅 부분에서는 다 함께 이들의 꿈에 대해 응원하는 목소리를 담으며 제 아무리 좌절하더라도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기에 다시금 일어서라고 말해요.
'Another Day of Sun'이라는 곡은 영화 전반적인 줄거리를 나타내는 이정표 역할을 해요.
'Mia & Sebastian's Theme'라는 곡을 들을 때마다 전율을 느꼈어요. 이 곡을 처음 들을 때 돌아오라 소렌토로(Torna a Surriento)라는 노래가 연상되었어요. 항구도시의 아름다움과 연인의 사랑과 이별을 노래 하나로 완벽하게 표현하였죠. 그냥 이거 하나만으로 진짜 감독은 천재야..라는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Mia & Sebastian's Theme'는 총 4번 등장합니다.
첫 번째 미아와 셉이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이 때는 셉이 캐럴을 연주해야 하지만 재즈를 선보이죠. 재즈란 영화에서 말한 것처럼 기존의 곡들을 변주한다는 특성이, 마치 'Mia & Sebastian's Theme'라는 곡이 '돌아오라 소렌토로'라는 노래를 변주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이 곡은 둘의 이별을 암시하는 복선의 역할로도 작용했죠.
두 번째는 미아가 남자친구 가족과 식사 자리에서 'Mia & Sebastian's Theme'듣고 갑작스레 뛰쳐나가 셉에게 달려갈 때에요. 남자친구를 저버리고 셉에게 달려가는 장면은 정말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셉이라는 확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동시에, 앞으로는 미아가 사랑을 포기할 것을 암시하는 장치로서 역할하죠.
세 번째는 셉이 앨범자켓 촬영을 하면서 포토 작가가 아무 곡이나 쳐보라고 할 때 셉은 'Mia & Sebastian's Theme'를 연주합니다. 이 장면에서는 셉이 억눌린 재즈의 자유로움을 표출하는 동시에, 미아에 대한 그리움, 이별의 아픔을 표현해요.
마지막으로 이 둘이 5년 후 셉의 재즈클럽에서 만났을 때 셉은 'Mia & Sebastian's Theme'를 연주합니다.
마지막 연주는 마치 카사블랑카의 ‘As time goes by’를 연상케 한다. ‘As time goes by’는 열렬히 사랑했지만 이젠 잊혀진 사랑. 파리의 사랑을 떠오르는 아픈 기억의 노래를 표현하는데, 마지막 셉의 'Mia & Sebastian's Theme’가 카사블랑카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것만 같아서 감동이었습니다. 사실 4번 나오는 족족 전부 다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소름 돋는 게 카사블랑카의 명대사 “당신 눈동자에 건배”가 4번. 테마곡이 4번인 게 먼가 우연의 일치는 절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너무 억지인가..? 근데 신기한데…)
바로 카사블랑카와 연결 짓자면, 미아는 영화 카사 블랑카의 엘자(잉그리드 버그만)를 동경합니다. 카사 블랑카는 모로코의 항만도시이자, 카사블랑카에서 일어나는 연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의 제목이죠. 쏘렌토-LA-카사블랑카 아주 기가 막히게 항구 도시 3개의 사랑 이야기 촥촥촥 맞아떨어집니다. 이게 의도가 아니면 뭔가…(나랑 같이 영화 봤던 친구에게 말해줘도 억지라고 비웃음 당했었는데….)
라라랜드에서 카사블랑카 특유의 촬영기법이 차용된 것 같아요. 카사 블랑카에서 진지한 대화를 나누면 주변에 조명이 다 꺼지면 배경이 어두워졌는데, 라라랜드에서도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미아가 오디션 볼 때. 이런 연출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월이 한참 지나서 새롭게 각색하였는데도 신선해요.
라라랜드의 엔딩과 카사 블랑카의 엔딩도 닮은 면이 있습니다. 카사 블랑카에서도 누가 남고 누가 떠날지 모를 듯 열린 결말로 마무리하듯이, 라라랜드도 이 둘이 서로 바라보는 눈빛에 ‘꿈을 이루어서 축하해’라는 축하의 의미가 남겼을지, ‘다시 네가 그리워 사랑해’라는 감정이 담겼을지 해석하기 나름의 열린 결말로 제시했다는 점도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마지막 주제의식에서도 카사블랑카와 닮아 있습니다. 제가 느낀 카사블랑카는 겉 표면적으로는 연인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점에서 라라랜드와도 공통점이죠. 하지만 제가 느낀 카사 블랑카의 본질적인 주제는 “하다 보면 도중에 좋은 결말이 떠오를 테니깐. “라는 대사입니다. 되게 긍정적인 메시지인 동시에, 나에게 응원과 치유가 되는 말처럼 들렸어요. 하다 보면 도중에 좋은 결말이 떠오를 테니깐 도전해라 뭐 그런 느낌의 말인데. 라라랜드도 똑같은 정서를 담고 있어요. 현실이 힘들고 지쳐도 누군가는 응원하고 알아봐 준다. 특히 ‘Auditon’이라는 곡이 이 영화의 주제라 생각해요. “꿈꾸는 자들이여 포기하지 마라.” 이 말이 핵심이죠.
이 영화의 엔딩 해석을 저는 ‘꿈을 이루어서 축하해’라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줄곧 달려왔던 둘의 꿈에 대한 열정 이야기. 사실은 이 둘은 자신의 꿈을 사랑해주는 이를 사랑했을 뿐입니다. 셉은 자신이 사랑하는 재즈에 관심 가져주는 미아에 반했고, 미아는 자신의 꿈에 대해 항상 응원해주는 셉에게 반했죠. 그리고 자신의 꿈을 응원해주는 것이 곧 사랑인 것만 같았던 내용이었고 좌절의 연속에서도 서로의 응원을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또 한편으로 어쩌면, 본질적으로 꿈에 대한 응원이 곧 사랑이라는 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길었던 저의 감상평은 끝내겠습니다.
더 많은 감정과 생각이 있는데 전부 다 글로 전달하지 못한 것만 같아서 아쉽기는 합니다. 긴 글 읽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게시물의 저작권은 JuJuBe에게 있습니다. 무단 사용 및 컨텐츠 수정시 처벌받으실 수 있으니, 저의 출처를 꼭 남겨주세요.
Copyright by JuJuB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