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느끼는 것 15
마음에 큰 공허함이 있었을 때 나에게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은 바로 독서였다. 그것은 떨어져만 가는 것 같았던 나에게 우연처럼 손을 내밀어 주었고 나는 그것을 잡고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은 늪에서 나를 구해주고 있다. 지금도 책을 읽으면 많은 생각들이 들기도 하고 때때론 그것이 내 삶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독서라는 행위 자체를 나의 삶의 일부분으로 가지고 오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그것을 점차 점차 내 삶에서 늘려가려고 할 때쯤 어려움이 찾아왔던 것 같다. 처음엔 그저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보고 다시 읽어보며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좋았지만 비단 그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이기 때문에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을 할까?'라는 궁금함도 있었고, 나를 더욱 확장시키고 싶었기에 나는 내가 읽은 책과 그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다시 내리막을 걷게 된 것 같다.
타인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나 또한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적나라한 나의 생각을 글에 적고 싶었지만 어딘가에 나를 노출한다는 부담도 있었고, 가장 나를 어렵게 했던 것은 누군가 내 글을 읽는다는 것이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난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 싶었는데 일방적으로 내 생각만을 주입한다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온전히 나의 글을 쓴다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나의 중심을 많이 잃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읽는 것도 힘들었지만 글을 쓰는 게 더 어려워졌다. 무슨 글을 써야 할지, 어떤 게 나의 생각일지, 내가 또 누군가의 기대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직 깨닫거나 얻은 것은 없는 것 같다. 다만 '글 쓰는 사람들이 이런 고충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누군가의 시선에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가는 많은 사람들이 존경스러웠다. 비록 지금은 이렇게 흔들리고 무너지는 자신이지만 털어내고 이겨내고 하다 보면 나 또한 내가 원하는 길, 내가 가고 싶은 길을 향해 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