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러도 괜찮은 위로
책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사실 위로라는 건 늘 어렵잖아요. 누군가 힘들어할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선 순간들이 제게도 참 많았거든요. 괜히 내 말이 더 큰 상처가 될까 봐, 조심스러웠던 거죠.
그런데 위로는 서툴수록 좋다는 제 마음을 조금 편하게 해 주더군요. 꼭 완벽한 말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오히려 서툴러도 진심이 담겨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해주었으니까요. 그 문장을 따라가다 보니, 마음 깊은 곳에서 묵직한 안도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학창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단짝 친구와 서로의 일기를 바꿔 읽던 때가 있었거든요. 하루 동안 느낀 마음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가고, 그걸 친구와 나누면서 서로를 더 알아가곤 했죠. 그런데 어느 날, 친구의 일기장에서 눈물 자국을 발견한 적이 있었어요. 그 흔적을 보는 순간 많이 놀랐습니다. 말로 다 하지 못했던 친구의 마음을 그때 처음 깊이 알게 되었고, 제 눈시울도 덩달아 붉어졌죠. 그 순간만큼은 우리가 서로에게 가장 큰 위로였던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결국 위로라는 건 거창한 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꼭 맞는 말을 찾아내는 것도, 현명한 조언을 해주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곁에서 들어주고, 함께 있어 주는 그 마음이 제일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책을 덮고 나니 다짐하게 됩니다. 앞으로는 위로 앞에서 주저하지 말아야겠다고요. 내 말이 조금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어쩌면 그 서툼이 더 따뜻하게 전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서툴러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그 순간 마음을 나누려는 진심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