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50화

by 무유



50화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이 세상에,


그러나,

나의 새는 부화되기도 전에 알이 깨졌다.



아빠의 외모는 나와 닮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엄마를 닮은 입과 턱을 빼면


내가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은

아빠와 꼭 닮아 있었다.


남자 호르몬을 더 많이 가졌다면

아마 저런 얼굴이었을 것이다.


너무 진하지도,

너무 밋밋하지도 않은 얼굴.

구릿빛 피부.

그리고 어떨 때는

참 잘 웃는,

밝은 사람.



엄마가 서울 출장을 갔다 오던 날이면

아빠와 나는 대구역 근처에서

연탄불고기와 우동을 먹으며

몇 시간을 기다리곤 했다.


아빠는 화를 내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기다려주었다.


“엄마, 언제 와? 언제 도착한대?”


어린 나에게 기다림은

천년만년처럼 길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보채고

지쳐갈 때면 아빠는 늘 덤덤하게 말했다.


“글쎄, 곧 도착한댔는데…”


그 말 한마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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