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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코골이 검사를 해봐야 할까요?

이런 분들이 수면무호흡증 위험이 큽니다.


일명 코골이로 알려진,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많이 커졌습니다. 침대를 공유하는 사람이 유발하는 시끄러운 소리로 괴롭거나, 자기 코골이 소리에 놀라서 깨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2018년 7월부터 수면 다원 검사(일명 코골이 검사)가 보험이 되면서 기존 가격의 1/5 비용으로 검사할 수 있으니 그동안 비용 장벽으로 검사를 하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접근성이 향상되었습니다.


코를 곤다고 해서 모두 무호흡증은 아닙니다. 수면 중에 주기적으로 호흡이 감소하거나 기도의 폐쇄가 발생하여 저산소증, 빈번한 각성이 유발되어야 수면 무호흡증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니 주간 졸음을 유발하여 졸음운전과 사고로 이어질 있으며

심혈관 질환, 뇌혈관질환 그리고 치매와 관련성이 밝혀지고 있는 중요한 질환입니다.

예전에는 이비인후과에서 대부분 수술적 치료를 시행했지만, 요즘엔 비수술적 치료, 양압기 치료(자면서 기도로 일정 압력을 불어넣어주어 기도 폐쇄를 막아주는)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코골이로 내원하면 어떤 부분을 우선적으로 체크할까요?  

나이, 성별 외에도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목둘레, 허리둘레 등을 중요시하게 봅니다. 왜냐하면 비만도와 관련이 깊기 때문입니다.

그 외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의 만성 질환 과거력을 조사합니다. 만약 이런 질환들을 같이 앓고 있다면 수면 무호흡 치료가 이런 질환들의 2차 예방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지요. 역으로 수면 무호흡증을 방치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BMI가 25 이상인 경우, 나이가 많은 남성일 경우 수면 무호흡의 위험도가 컸으며, 허리둘레나 목둘레가 늘어날수록(38cm 이상) 위험도는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음주와 흡연의 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아 이런 것도 다른 인자와 마찬가지로 교정할 수 있는 부분이죠.


신경과 클리닉에 BMI가 높은 중년의 남성이 내원했을 때,

고혈압과 기타 만성 질환을 앓고 있으면 수면 무호흡증에 대한 screening이 매우 중요하겠습니다.

물론 요새는 성인병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나이와 열외로 BMI, 허리둘레, 목둘레, 음주와 흡연 여부, 혈압 등을 더 면밀히 체크해봅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은 이미 증상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고 복합적입니다. 보통 수면 다원 검사 시 하룻밤 병원에서 자면서 검사를 받기 때문에 직장에 연차를 내기 여의치 않아 검사를 피차 미루다 수년간 진행된 환자분들을 많이 봤어요.

무호흡으로 자주 깨면 아침에 두통이 생깁니다. 오후에 습관적으로 졸음이 오는데 단순 피로로 치부하기 쉽죠. 업무 효율이 떨어져 만성적으로 우울감이 동반된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삶의 질이 떨어져도 당장은 수면 무호흡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하기는 어렵죠.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비만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인자입니다. 비만으로 기도(숨 쉬는 길) 주변 혀, 목젖, 편도에도 지방이 침착되는데, 잠을 잘 때 이런 부위들이 이완되면서 길이 더 좁아지는 것이지요. 만약 술, 수면제, 안정제 등이 플러스된다면? 더욱 심하게 이완되어 위험하겠죠. 복부 비만의 경우에도 내장 지방이 폐 공간을 압박하여 폐활량이 감소합니다. 그러면서 숨 쉬는 길이 더 좁아지죠.


대한 수면 연구학회 자료



역으로 폐쇄성 면 무호흡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 논문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식욕 억제 호르몬 (leptin)은 감소하고, 식욕 자극 호르몬 (ghrelin)은 증가합니다. 그래서 칼로리가 많은 음식에 대해 갈증을 호소합니다. 낮에 졸리고 업무 효율,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도 비만을 유발하겠죠.




폐쇄성 수면 무호흡을 진단받으면 첫 번째 치료는 체중 감량입니다. 어떤 치료보다 우선적이고 중요합니다. 체중을 10% 줄이면 중증 무호흡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하지만 치료의 전부는 아닙니다. 추가적으로 양압기 치료나 수술적 치료에 대해 상의하셔야 합니다.

만약 코 중격이 휘어져있거나, 턱이 너무 작거나, 목젖이 너무 길거나, 편도가 너무 크면 체중 감소나 양압기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아 수술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쉽게 말해서 수면 무호흡은 체내 산소량이 떨어지게 만듭니다.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피 순환을 더 열심히 시켜야 하는데, 그러면 결국 심장에 무리가 오겠죠. 혈압이 오르고 맥박수가 상승하며 심장이 열 받는 상태(교감 신경 항진)가 됩니다. 그래서 수면 무호흡-고혈압-심장 부정맥-협심증-뇌혈관 질환 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향후에 수면 무호흡-뇌혈관 질환, 수면 무호흡-치매 질환의 고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Herbst (C) 2020. 익명의 브레인 닥터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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