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대에 불이 켜졌다.
한 학기를 마치며
어젯밤 12시, 드디어 성적 입력을 다 마치고
진정한 방학에 돌입했다.
최대한 객관적이나 사랑을 담아 성적을 내려 애썼다.
그런데, 과연 한 인간이 '객관적'일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은 성적을 처리할 때마다 버릴 수가 없다.
이번 학기는 유난히 집에, 일상에, 삶 전반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았다.
고난이 닥쳐온 상황 속에서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학생에게 '객관적 점수'가 미칠 영향은 상당할 것이기에
(특히 훗날 더 공부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하면 합법적 허용치 안에서 구제할 수
있을지 늘 고민을 하게 된다.
물론 내 과목 만의 문제는 아닐 테지만
이 시기마다 머리를 싸매게 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인생이라는 길거나 짧은 무대는
혼자 치러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의 음악가가 공연을 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스태프들이 필요하듯이
우리는 모두 각자의 무대에 서는 주인공이자,
다른 이들의 무대의 스태프로 존재한다.
성적을 매기는 나는 어떤 나사여야 하는가.
내 무대에서는 내게 주어진 일에 충실히,
누군가의 무대의 스탭일 때는 그 사람을 사랑하며
그렇게 존재하고 싶다.
여러 가지 기획들(사실 당시엔 막 던진 계획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기획 역시 결국 한 사람의 입에서 시작되나
모두가 완성하는 것.
이번 아트 잠실의 기획전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운다.
사랑으로 일할 때, 에너지가 생겨난다.
몸은 피곤하지만 내면은 더욱 파워풀해진다.
오늘도 내게 주어진 무대를 잘 소화하면서도
누군가가 그의 것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조용히 하나의 나사로 존재할 수 있기를.
객관적이지만 사랑 가득한 하루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