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명절, 섬 같이 쓸쓸한 마음으로 앉아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돌아가며 세배 중이어서 받지 못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졸업한 제자에게 카톡이 와 있었다.
시간 될 때 꼭 연락 주세요.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제가 하루 수행기사 할게요.
일 그만두어서 한 달은 쉴 것 같아요.
항상 요리조리 다니시니까. 바쁘시고.
제 차로 하루 스케줄만 말씀해 주시면 좀 덜 피곤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생각지도 못한 연락을 받고 너무 당황했다.
지난 1년 간 수행비서 일을 해왔었다고, 그 달에 일을 그만두고 연락을 해서는 내게 부탁을 한다며 말하는 내용에 너무 놀랐고, 큰 위로가 되었다.
섬에도 뿌리가 있고 섬끼리는 결국 맞닿아 있다 했다.
쓸쓸한 마음이 포근해졌던 날.
이후 정말로 집 앞으로 찾아온 제자와 하루 종일 홍천으로 양평으로 달렸다.
듬직하게 자란 아이가 얼마나 고마웠던지.
누군가를 위하는 그 마음이라면 무얼 하든 잘할 것이다.
더 많이 잘 되기를.
더 멋지게 자라나기를 마음 깊이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