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김소월.
김ㅅㄹ, 김ㅅㅇ.
사노라면 잊힐 날 있다더니, 어느새 그렇게 되었네.
ㅅㅇ아 잘 지내니? 거긴 어때?
ㅅㄹ이가 기사에 났다고 난리가 났던 그날은 목련이 활짝 핀 날이었어.
알고 보니 ㅅㄹ이가 아니라 ㅅㅇ이였던, 무엇도 안도도 위로도 되지 않던 날.
이틀 전까지 '짝은 엄마!'하고 부르던 네가 왜 신문에, 티브이에, 물속에 있다는 걸까.
너희들 떠나고 그 자리에는 그제야 높은 펜스가 쳐졌대.
미관보다 안전인 걸 그제야 알았던가 봐.
우리 ㅅㅇ이가 떠나고 일 년도 넘게 매일 편지를 쓰던 친구들은 유가족을 위해 준비한 버스 두 대에 가득 차서 우리와 함께 3일을 지났지.
엄마, 아빠 헤어지고 혼자 울다가도 친구들을 챙겼다던 너.
아르바이트를 세 개나 하면서 언니들, 오빠들에게도 밥을 사줬었다며?
우리보다 더 어른이었던 너를 오해하던 가족들.
그날 네가 차라리 술을 잔뜩 마셨더라면 고통이 덜했을 텐데.
ㅅㅇ아. 짝은 엄마가 너무 늦게 연락해서 미안해. 생각이 떠져서 미안해.
물 고은 자주구름, 솔 숲에 핀 꽃, 아침 볕에 알알이 뛰노는 눈이 너와 함께 했으면.
사랑하는 ㅅㅇ아.
사랑하던 ㅅㅇ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