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미프로젝트>를 진행하며
12월 31일부터 한 달 가까이 이불을 팔고 있다. 많은 분들의 응원과 협력으로 벌써 2천만 원이 넘게 팔렸다.
좋은 제품이어서 써보신 분들의 재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순이익 9천만 원이 목표인데 아주 터무니없는 소망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
한 달 동안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한 건데, 명절 선물로 주문하고 싶으시다고 프로젝트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연락이 와서 2월 22일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벌써 네 번째 재구매를 하신 분도 계시다.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내 제2의 고향 독일의 좋은 제품을 한국에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쁘고, 그게 나의 사랑하는 동생(친동생 같은)의 첫 수입 품목이라 행복하다.
판매가 이루어질 때마다 쿠미대학교에 교실을 짓는 나의 꿈의 벽돌이 하나씩 쌓여가니 벅차다.
원래는 내가 팔려던 건 아니었다. 친한 동생이 와디즈 펀딩으로 판매했던 이불을 주변 인플루언서들에게 소개해주려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뷰티 인플루언서여서 이불을 판매하기는 어려웠다. 문득, 내가 팔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데 공익을 위해 만든 나의 계정에서 나를 위한 물건을 파는 건 왠지 결이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이런 마음을 먹고 잠에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2년 전 봉사를 다녀온 우간다 쿠미대학교에서 소식이 와 있었다. 올 한 해만 1600여 명의 학생이 입학을 했는데(아프리카는 어마어마한 인구의 나라, 희망의 나라!) 교실이 많이 부족해서 망고 나무 아래서 수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
아하! 내가 팔고, 수익금 전액을 쿠미로 보내면 되겠구나!
제품을 수입한 슐라프몬트 한국 총판 대표에게 연락을 해서 나의 아이디어를 전달했더니 너무 기뻐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이불을 팔게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의 생각에 동의를 해주셨고, 많은 분들이 동참을 해주고 계셔서 감사하다.
어릴 적 명절 때면 발 밑에 작은 의자를 놓고 설거지를 했다. 하나 씻고 뒤를 돌아보고, 또 하나를 씻고 뒤를 돌아보았다. "우리 송아 대단하네, 설거지도 잘하고." 하는 칭찬을 들으면 마음이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
자만할까 봐 칭찬을 하지 않고 키웠다는 엄마의 교육관과, 기준 없이, 아니 자신의 감정을 기준으로 손찌검을 하던 아빠의 성정이 칭찬을 갈망하는 나, 사랑 받고 싶어하는 나를 만들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어쩌면 어린 시절 설거지를 하며 뒤돌아보던 내가 지금 이불을 파는 나, 오지랖 넓은 나, 시키지 않은 일을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하는 나로 자랐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설거지 자체가 기쁘다. 나의 손길로 그릇이 깨끗해지고, 음식을 예쁘게 담을 수 있게 되고, 누군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감사하다.
쿠미에 새 건물이 세워지는 날 웃음 지을 그리운 이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아프리카, 우간다, 쿠미. 꿈에도 그리운 그곳.
물도 전기도 부족하지만 나일 강의 발원지가 있는 곳.
쌀 밥 한 끼에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함박웃음을 웃는 이들이 사는 곳.
기름지고 붉은 흙이 있는 곳.
흙먼지와 청량한 공기가 공존하는 곳.
아름다운 은하수와 별똥별이 쏟아지는 곳.
나의 작은 노력으로 누군가의 얼굴에 미소가 서린다면. 참으로 풍성한 인생이었다고 감사하며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다. 설거지를 하던 나를 더 이상 불쌍히 여기지 않기로 한다.
프로젝트 보러가기
http://instagram.com/gnade__grag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