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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May 25. 2021

두려움과 기대, 그리고 선택

한달쓰기X세바시인생질문#17

오늘도 저는 몇 가지 자잘한 선택과, 어쩌면 인생을 뒤바꿀 수 있는 한 가지 선택을 했습니다.
선택인 줄 모르고 살아갈 때는 쉽게 되던 것들이, 선택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 이후의 삶을 책임지는 무게를 감당하려는 노력과 함께 하려니 쉽지 않아 지는 면이 있어요.

오늘 어쩌면 인생이 바뀌어 버릴 수 있는 선택을 하는 상황 앞에서 잠시 멈추고 심호흡을 했습니다.
그때 든 감정에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때마침 하샤 님에게 두려움에 관한 질문이 도착했네요. 세바시 인생질문도 좋고, 질문들을 고민해서 보내주는 하샤 님의 '오늘의 픽'도 놀랍습니다.
그럼 오늘은 두려움과 마주해볼게요.

'두려움'이라는 세 글자는 우리를 긴장하게 만드는 면이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피하고 싶은 느낌도 들어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치부해 버리기 쉽지만, 사실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감정입니다. 적절한 두려움은 우리를 삶의 아름다운 순간으로 데려다 주기 때문이지요.


첫 학교생활, 첫 사회생활을 마주했던 순간을 한번 떠올려 볼까요? 당신은 낯선 환경에 잔뜩 긴장을 하고, 곧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휩싸였을 겁니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막막함을 느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를수록 용기가 생겼을 거예요. 두려운 감정이 일어나는 게 당연하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기대감, 설렘, 즐거움이라는 감정도 뒤따라왔을 겁니다. 그런 변화의 과정을 몸을 맡기는 사이 어느새 두려움은 사라지고 새롭게 펼쳐진 세상에 흠뻑 빠져 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을 테지요. 만약 처음의 두려움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픽사의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에는 아빠 공룡이 겁 많은 아들 공룡에게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때로는 두려움을 이겨 내야 그 건너편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고, 그래서 삶은 때때로 우리에게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안겨 준다고 말입니다. 두려움이란 감정은 우리의 내면에 용기를 키워 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세바시 인생 질문 1부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 141페이지  


당신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

-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 때, 나의 신념과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지켜야 하는 선택을 해야 할 때, 혼자 무언가를 해내야 하는 것을 결정하기 직전


당신이 갖는 두려움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드는 두려움의 원인은 실패에 대한 염려,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염려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하고 그 두려움 속에 빠지게 되면 내가 지금 한 선택으로 인해 '영원히' 후회하지는 않을까, '영원히' 잘못된 결과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지 않을까 등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따라오는 것 같아요. 왜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두려움 뒤에는 '잘하고 싶은 마음',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는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거나, 새로운 것을 해야 할 때 결과를 알 수 없는 막연함이 두려움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당신은 어떤 방법으로 두려움을 이겨 내나요?

두려움 뒤에 숨어 있는 잘하고 싶은 마음,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속에는 아직 만나지 못한 그 상황에 대한 '기대'가 함께 있었습니다. 잘하고 싶다 보니 두려웠고, 실패하고 싶지 않다 보니 시작을 주저하게 된 것이지요.  예전에는 두려움이 엄습하면 벌벌 떨고, '두려움'이라는 감정 자체에 사로잡혀 있을 때가 많았어요. 두려움이 너무 커서 생각이 마비되는 것 같은 경험을 해보기도 했고요.


두려움 뒤에 기대가 함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두려움이 들 때마다 생각을 바꿔봅니다.

이전에는 '잘할 수 있을까?', '잘못 선택하면 평생 후회할 거야.' 등의 생각이 마음속을 장악했는데, 이제 그런 생각이 들면 스스로 다른 질문을 해봅니다.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몰라.
이 선택을 통해 이루고 싶은 건 뭐야?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아무 선택을 하지 않거나, 시도하지 않는 게 과연 옳을까?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또는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시작조차 하지 않았던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두려워서였어요. 하지만, 이제는 두려움 뒤의 기대를 인식하며 한 걸음을 더 나아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려움을 이겨 냄으로써 새로운 경험 또는 깨달음을 얻은 적이 있나요?

두려움을 이겨내고 책임질 선택을 하고 나니, 생각보다 이 생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걱정했던 일들이 생각보다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 경험도 했고요. 또,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 또 다른 선택지들이 나타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 글은 위의 세바시 예시글과 완전히 같은 결의 글은 아닌 듯합니다.

두려움을 '이겨낸 후' 새로운 환경에서의 '기대'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 자체가 '기대'라는 감정과 얽혀 있다는 말을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또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환경 앞에서 누구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말이에요.


오늘 제가 두려움 가운데 한 선택으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게 되겠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는 그 두려움을 통해 제가 어떤 것을 염려하는지 알게 되었고, 그 염려를 안고 책임을 지기 위해 선택한 것으로 인한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일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그 상황에서도 또 다른 가능성과 여러 가지 선택지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사실도요.


여러분은 언제 두려움의 감정을 느끼시나요?
그 두려움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주제와 관련된 세바시 강연 링크]

https://m.youtube.com/watch?v=zPJjGLM5iTQ&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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