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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May 27. 2021

지친 마음 충전하기

한달쓰기X세바시인생질문#18

우리의 마음은 몸처럼 휴식만으로 금세 나아지지 않습니다. 일정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회복되지 않지요.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의욕적으로 일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무력감을 느끼는 이 현상은 마음이 쉬어야 할 때를 놓치거나 모른 척할 때 생기는 것입니다. 마음 상태가 어떤지 살필 여유조차 없는 요즘, 우리의 마음은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휴대폰처럼 조마조마하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마음 충전은 언제,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요? '마음 충전'이라고 하면 왠지 특별한 일을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의외로 소소한 것들을 하면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좋아하는 디저트를 맛보는 것도 충분히 마음 충전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잠시 잠깐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나아지는 것이 있다면 그게 바로 당신에게 맞는 마음 충전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루 10분이라도 좋습니다. 마음에게 괜찮은지, 조금 쉬어 가야 하는 건 아닌지 넌지시 말을 걸어 보세요. 그리고 마음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는 거예요. 이 작은 행동을 소홀히 하지만 않는다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무력감을 우리는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겁니다.

세바시 인생 질문 3부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 143페이지  


꽤 오랜 시간, 누군가를 위해 힘과 위로가 되어주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스스로를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는 모순된 삶을 살았습니다. 

10년 넘게 리더의 위치에서 살아야 하는 상황 속에서 나를 위한 시간을 낸다는 것이 사치인 듯 느껴지기도 했고, 왠지 모를 죄책감을 가져다 주기도 했어요.

그런데.. 나를 돌보지 못한 상태에서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쓰다 보니 번아웃이 왔어요. 보통 힘든 일은 겹쳐서 오잖아요. 나를 돌봐놓지 않았더니 그런 상황에서 와르르 무너지더라고요.

그 당시 상담을 전공한 후배를 만났는데, 그런 얘기를 했어요.


언니, 그거 알아요? 
언니 지금 눈은 울고 있는데 입은 웃고 있어요.


울어야 하는 순간조차 훈련된 웃음을 웃고 있는 제 자신을 마주하면서 그 삶이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스스로를 채우는 시간을 갖으려고 애를 쓰고 있어요. 비행기를 타면 추락 시 꼭 어른이 먼저 산소마스크를 쓰고 그 이후 아이에게 씌워야 한다고 하잖아요. 내가 소진되면, 내가 숨을 쉴 수 없으면 누군가를 위한 자리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자꾸만 다시 상기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오늘은 하샤 님이 지친 마음을 충전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보내오셨네요. 한 번 정리해볼게요!


당신에게 힘과 위로가 되는 활동

지난해, 기업 강의 관련 일을 하던 중 버크만 진단을 받아보게 되었어요. 이 리포트는 각 사람의 needs를 파악해서 행동 스타일을 설명해주는데,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행동하게 하는 것과 부정적이고 생산적이지 못한 스트레스 행동을 하는 것에 바로 '욕구 충족' 여부가 있다고 말합니다.


리포트를 보고 정말 놀랐던 것은 제 관심분야 1순위가 '음악'으로 나온 것이었어요. 음악이라니! 

전공할 때에는 애증의 관계였고, 현실을 살면서는 사치로 느꼈던 음악.. 그것이 충족되지 않아서 번아웃이 오는 환경이 되었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어요.


제 상위 관심분야 세 가지는 

1 음악, 2 사회복지, 3 문학.


디브리핑을 해 주신 분께서는 제가 위의  활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에너지를 받기 때문에 바쁘더라도 꼭 시간을 내어 세 가지를 '해야 한다'라고 하셨어요.


그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시간을 내어 위의 세 가지 중 하나라도 꼭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치가 아니라, 꼭 해야만 하는 우선순위 리스트에 집어넣고요.

와 그런데, 그렇게 하니까 정말 힘이 나고 위로가 되더라고요! 정말 피곤한데도.. 제 관심분야의 일을 하나라도 하면 힘이 나는 거예요. 그렇게 충전을 하게 되니까 일을 할 때도 능률이 오르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할 동력이 생기고, 나를 지치게 하는 누군가와 함께 할 힘도 더 생기더라고요.


마음이 지쳤을 때 충전을 위해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이후 마음이 지쳤을 때는 운전을 하면서 음악을 들어요. 그리고 주차장에서 잠시 차를 세워두고, 몸을 의자에 깊이 묻고 짧게라도 글을 써요. 그렇게 하면 마음이 정리가 되고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힘이 나요.

그 이유는, 글을 쓰면서 복잡한 머릿속의 생각들을 꺼내서 정리를 하기 때문인 듯해요. 

정말 마음이 힘든 날에는 첼로를 연습하거나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요. 제일 힘든 날에는 독일어로 된 노래를 불러요. 정말 희한하게도 애증이었던 첼로와 외로운 곳이었던 독일의 추억이 역으로 힘을 주네요.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나온 길들은 스스로에게 또 누군가에게 힘이 되기 마련인가 봐요.


최근 자신의 지친 마음을 가득 충전시켜 준 일은 무엇인가요?

오늘 20년 지기 친구와 잠깐 만나 새로운 일을 모색했어요. 함께 할 일을 구상하면서 다이어리에 정리를 하는데, 가슴이 뛰고 새 힘이 충전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지금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평소에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마음 충전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마음이 가는 곳,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곳, 어딘가 제 존재가 있으면 도움이 되는 곳에 함께 하고, 아무리 피곤해도, 글감이 고갈되어도, 글을 조금이라도 쓰는 일을 일과 중에 넣는 것을 꾸준히 실천하면 마음이 충전될 듯해요. 

좋은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상상을 하면서 다이어리에 정리를 해두는 것도 좋고요.

따뜻한 라떼 한 잔을 마시면서 음악을 듣으며 글을 쓰면 더더욱 효과가 커지겠지요. :) 

오늘도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면 좋아하는 음악과 노래를 들으면서, 그리고 글을 쓰면서 충전을 하려 해요.


여러분은 지칠 때 어떻게 충전하시나요?
힘과 위로가 되는 행동은 무엇인가요?


[주제와 관련된 세바시 강연 링크]

https://m.youtube.com/watch?v=mV5hq_HnYCk&feature=youtu.be


[함께 듣기]

https://youtu.be/iJcCs1Ve238

Schumann Cello Concerto Op. 129 / 1. | Steven Isserlis

오늘 충전을 위해 제가 듣는 음악은 오래전 음대 입시곡이자 저의 최애곡인 Steven Isserlis의 Schumann Cello Concerto Op. 129 / 1입니다. 함께 들어보세요!


우리 모두 오늘도 지치는 일들을 만나겠지만, 충전도 하면서 하루를 잘 보낼 수 있기를..


#마음충전 #위로 #음악 #슈만 #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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