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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May 22. 2021

선택하는 삶을 살고 있나요?

한달쓰기X 세바시인생질문#16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지난 글을 올린 후 80세에 하숙집 할머니가 된 상상을 할 때마다 미소를 짓게 되네요.
아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더라도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날 때가 있어요.

오늘은 하샤 님이 세바시 인생 질문 중 '선택'에 관한 질문을 보내오셨네요.
선택..
참 어렵지만 매일 매 순간 눈 앞에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해요.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과 결정을 마주하게 됩니다. 크고 작은 선택 앞에서 주저하기도 하고, 결정을 미루어두는 경우도 많지요. (...) 그 때문에 이러한 과제를 대신해 줄 사람을 찾거나 점술가와 같은 이들의 의견에 의존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선택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쪽이든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선택 이후의 행동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이에요. 자신이 내린 선택에 책임을 지고, 그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것뿐이에요. 이 사실을 기억한다면 선택 과정에서 힘을 덜 들일 수 있습니다. 대신 그 이후의 태도에 더욱 신중해지겠지요.


삶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두 갈래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도 두 길을 동시에 걸어가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소신 있게 그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요.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어 가는 것은 오로지 자신에요. 자신을 믿고 또 스스로가 내린 선택을 믿을 수 있다면 '선택'은 괴로움이 아닌 즐거운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부담감 때문에 선택을 유보시키기보다는, 단호하게 결정할 수 그 길이 만족스러운 방향을 향해가도록 부지런히 갈고닦아 보기를 응원합니다.

세바시 인생 질문 3부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 155페이지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생각

- 과연 이 선택이 옳은가?

- 후회하게 되면 어쩌지?


선택을 할 때는 선택 이후의 삶을 살아야 하는 책임을 함께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과연 이 선택이 옳은지, 혹시 후회하지는 않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후회하게 된다면 그 삶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지요.

예전에는 '나는 늘 끌려다니면서 살아.'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하고 누군가가 원하는 대로 끌려간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끌려다니는 삶'을 제가 '선택'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됨에도, 거절하고 거부할 수 있음에도 박차고 나오거나 다른 길로 걷지 않은 것 역시 저의 선택이더라고요.

그런데 왜 '끌려다닌다'라고 생각을 했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그 선택의 결과를 제가 책임지려 하기보다는 그 삶으로 이끌었거나 소개한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선택해야 할 때에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 다른 길로 미리 가 볼 수 없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이 어렵다는 점

- 결과예측사고가 너무 높아서 미리 안되었을 때의 옵션을 너무 많이 만들어 둔다는 점


정서지능(EQ) 회사 중 Six seconds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정서지능을 측정하는 여러 진단 도구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 SEI leadership 진단에서각 사람의 정서지능을 8가지 역량으로 나눕니다. 처음 검사를 해 보았을 때, 저는 결과예측사고가 높고 낙관성발휘가 낮게 나왔어요.

무언가를 선택할 때 나의 선택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많이 고민하는데, 그 선택의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에 집중을 하기 때문에 일을 추진할 때 가능성보다는 리스크에 더 많이 무게를 둔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 미리 시뮬레이션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의 선택을 어려워하고, 만약 선택한 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의 해결할 수 있는 옵션들을 너무 많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내린 선택 중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지금의 전공을 선택한 것

- 정서지능 공부를 시작한 것

- 이유: 삶의 이유와 정체성을 더 명확히 알게 됨


오랜 방황 끝에 저의 정체성을 '경계인'으로 설정하고 살아가기 된 것은 제 전공 공부 덕분이었어요. 경계인으로 스스로를 설정하다 보니 다양한 상황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속단하지 않는 삶을 살려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사회화를 통해 생겨난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판단을 보류하면서 시간을 들여 대화할 수 있는 마음 역시 다문화/상호문화를 연구하며 더 깊어졌어요.

그리고 이후 정서지능에 대해 알아가고, 자격 과정에 참여하고, 강의를 시작하면서 저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게 되고, '선택'하는 삶에 대해, 책임지는 삶에 대해 알게 되면서 지금 이 시간, 이 땅에 살고 있는 제 삶의 이유와 정체성을 조금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위의 두 가지 선택은 정말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도 후회하고 있는 어떤 결정이나 선택이 있나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음대 다닐 때 열심히 하지 않는 삶을 선택한 것

- 이유: 배울 수 있는 것을 놓쳤기 때문에


지금까지 후회하는 것은 음대를 다닐 때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에요. 그때는 그것이 저의 선택인 줄 몰랐어요. 어쩔 수 없이 그 학교를 들어갔고, 어쩔 수 없이 수업들을 듣는다고 생각했었죠.

끌려다닌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제가 스스로 수업들을 대충 듣고, 시간을 흘려보냈더라고요.

돌아보면 정말 좋은 수업들이었어요. 그 시간을 귀중히 여기지 못했기 때문에 놓쳐버린 많은 것들이 있어요. 짜증으로 채웠던 오케스트라 시간, 억지로 버텼던 합창 시간, 시간이 지나가기만 바랬던 시창청음 시간, 대충 때웠던 음악사 시간.. 돌이킬 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게 공부할 텐데 말이에요.

지금 이 후회는 그때를 허송세월 하기로 했던 저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는 시간이겠지요.


매일 매 순간이 선택의 기로인 것을 알게 된 후, 그리고 모든 상황이 내 선택의 합인 것을 알게 된 후.. 삶을 산다는 게 더 조심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고민하는 것을 이전보다는 조금 즐기게 되었어요.

그리고 더 이상 '끌려다닌다'는 느낌을 갖고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게 되었어요.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삶을 조금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여러분은 끌려다니고 계신가요?
아니면 책임질 선택을 하며 살고 계신가요?




[주제와 관련된 세바시 강연 링크]

https://m.youtube.com/watch?v=LFcpAafE9Kk&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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